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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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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우리에게 사드(THAAD)란 무엇인가?- 배종일(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17-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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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 중순경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동아시아를 방문했다. 이 방문 중에 틸러슨은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면서 미국의 대단한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다 같이 중요한 동맹이라고 말하거나 한국은 혈맹이라고까지 치켜세우곤 했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부터는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전략이 일본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는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오래전부터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일본이 중심이었는데 우리나라 또한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에 곁다리로 붙여서 관리해 온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미국의 권력 2인자인 국무장관의 말과 행동은 바로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미행정부가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사드(THAAD)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약자로서 아주 높은 고도에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전술무기다. 워싱턴타임스는 4월 6일자 기사에서 사드는 괌을 포함한 미국과 일본의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무기라고 인정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사람들이 사드가 우리의 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일본의 재산이 적국으로부터 보전되는 것이 우리의 재산과 생명 보호에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전제가 있다면 그러한 주장은 맞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러한 가능성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생존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다. 겉으로는 온갖 아름다운 말로 표현하더라도 그 본질에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복잡한 구도가 깔려 있다. 사드를 배치할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나라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인지의 여부로서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그러한 이해득실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과정이 있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어느 날 갑자기 사드 배치가 결정됐고 그 결정에 대한 실행 역시 그 어떤 다른 정책보다 빨리 집행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나라가 누리고 있던 이익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대중국 이익을 포기하고서라도 사드 배치로 인한 이익이 더 크다면 당연히 사드는 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무장관의 언행을 보면 미국은 우리나라에게 그 어떠한 이익도 더 베풀어 줄 마음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금도 다른 나라에 비하여 적지 않은 주한미군 유지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분담금을 더 높이려고 하며,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불공정하다면서 미국에게 유리하게끔 개정을 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정부 입장에서 한국이 정말로 만만해 보이지 않고서야 어떻게 자기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으려고 하는지 설명할 방법이 없다. 사드 배치하고 방위비 분담금 더 내고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정하고 중국과의 거래에서 얻고 있던 이익은 사라져야 한다면 그러한 정부는 무능함의 극단을 보여주는 꼴이 된다.

    우리 국민들은 얼마 전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니 만큼 대외적인 정책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끔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급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드 배치는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배종일 (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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