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세상을 보며] 조직 생활의 명과 암- 이상규(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7-05-24 07:00:00
  •   
  • 메인이미지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가 참 어렵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직장 분위기가 좋은 회사라 할지라도 회사에는 갓 들어온 신입사원부터 맨 꼭대기인 회장까지 조직의 서열과 직급에 따른 위계가 있다. 이에 따라 직장인처럼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은 때때로 무책임하고 무능한 상사로부터 불합리한 지시를 받고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조직의 쓴맛’을 보게 된다. 지시를 주로 받는 하급직일 때 이런 일을 더 자주 겪게 되는데, 어떤 이들은 어렵사리 들어간 직장을 이 때문에 그만두기도 한다. 직장인이 이직하는 경우 그 원인은 연봉이나 복지 등 처우보다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인 경우가 더 많다.

    반면 어떤 직장인은 유능한 건 기본이고 사람까지 좋은, 닮고 싶은 상사를 만나게 된다. 좋은 상사를 만난다는 건 어쩌면 좋은 회사에 입사하는 것보다 더 큰 인생 행운이다.

    어떤 직장이든 동료나 상사 중에는 마주치기 싫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직장인을 상대로 한 의식조사를 보면 가장 혐오하는 상사로 ‘부도덕하거나 무능한 상사’보다는 ‘권위적인 상사’가 언제나 제1순위로 꼽힌다.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무조건 명령하는 ‘권위적인 상사’는 대개 막무가내에다 책임까지 지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한결같이 아래로는 독선적이고 위로는 비굴하며, 업무 성과를 가로채는 공통점을 세트로 가지고 있다.

    반대로 같이 일하고 싶고, 무엇 하나라도 가까이서 배우고 싶은 상사도 존재한다. 좋은 상사는 기본적인 업무 능력과 함께 책임·배려·경청·자상함·관용·유머 감각 등의 느낌이 떠오르는 사람이다. 가족보다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는 이들은 상사라기보다 인생의 친구 또는 스승이라 해도 좋다. 이들 앞에 가면 긍정적 에너지가 솟아나고, 자신이 가진 어떤 것이든 기꺼이 내놓고 싶어진다.

    직장인은 시간이 가면서 어느 정도까지는 자동 진급해 중간 간부가 되고 그중 일부는 핵심 간부가 된다. 일반적으로 승진 기준은 실적, 능력, 열정, 인성 등을 상정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오너나 조직에 대한 충성심, 인맥, 처세술이 더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그리하여 직장인은 승진이나 출세가 반드시 실적과 능력,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된다.

    직급이 오르면 대개 좋은 관리자가 되기 위해 부서원들과의 관계를 고민하게 되고 리더십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에 ‘청기와 장수’처럼 자신이 터득한 노하우를 퇴사할 때까지 하급자에게 알려주지 않는 회사는 발전이 없는 조직 또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힘들게 익힌 기술이나 보유하고 있는 가장 좋은 도구를 아래 사람에게 넘겨줄 때 그 조직은 지속하고 발전한다고 본다. 상사나 자신을 능가하는 후배 인재를 기르지 않는 회사는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좋은 회사는 처우보다는 좋은 동료, 좋은 직장 상사가 많은 조직이라고 본다.

    사람과의 관계, 또는 사람을 대하는 것은 거울을 마주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내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그대로 비치고, 그 비친 모습대로 다시 돌아온다. 그러하기에 동료의 그날 표정에서 직장인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이상규 (정치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상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