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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욜로 라이프- 강지현 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17-05-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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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는 것이 미덕이던 시대가 있었다. 우리 부모 세대가 그랬다. 그땐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건 사치라 여겼다. 현재의 욕구를 버리고 악착같이 살았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오늘의 희생을 기꺼이 감내했다. 그런데 이런 삶에 변화가 시작됐다. 인생은 한 번뿐, 두 번 다시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깨달음에서다.

    ▼욜로(YOLO) 열풍이 거세다. 이 말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뜻이다. 미국에서 생겨난 신조어로,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즐기고 사랑하고 배우라는 삶의 철학이 담겼다. 지난해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인 ‘오바마 케어’ 홍보영상에서 ‘욜로 맨(Yolo, man)’을 외치며 화제가 됐다. 게스트하우스에선 ‘헬로(hello)’나 ‘굿럭(good luck)’ 대신 ‘욜로’가 새로운 인사법이 됐다. 우리나라에선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 배우 류준열이 이 말을 사용하며 빠른 속도로 전파됐다.

    ▼안정적인 일상 대신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여행이나 취미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평범한 회사원이 꿈을 찾아 배낭족이 되고, 전세금을 빼 온 가족이 세계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서핑, 패러글라이딩, 암벽등반 등 평소 하기 힘들었던 일들에 도전한다. 노년층의 욜로 라이프도 대세다. 나이를 잊은 멋쟁이 ‘뉴 식스티(New Sixty)’족이 등장하고 황혼이혼과 황혼재혼이 늘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

    ▼자칫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충동과는 다르다.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 실천으로 답하기 때문이다. 탈무드엔 이런 말이 나온다. ‘이미 끝나버린 일을 후회하기보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라’고. 현재의 행복, 지금 이 순간에 좀 더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다.

    강지현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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