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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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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창원세계아동문학축전 가보니

‘아동문학 수도’ 자리매김 평가 속 아이 눈높이 맞는 콘텐츠 부족 아쉬움
국내외 작가와의 만남·릴레이 문학특강 만족도 높아
그림책 만들기·북아트 등 오감만족 체험거리 호평

  • 기사입력 : 2017-05-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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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창원세계아동문학축전은 ‘동심, 자연을 품다’를 주제로 전시·체험·학술·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아동문학 수도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이들 눈높이에 맞지 않은 콘텐츠 구성과 내실 부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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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2017 창원세계아동문학축전 개막식이 열린 창원컨벤션센터에서 한 어린이가 부스에서 책을 읽고 있다.

    ◆지역 곳곳서 열린 ‘작가와의 만남’ 호평=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창원세계아동문학축전은 지난 19일부터 3일간 창원컨벤션센터 등 창원 일원에서 열려 3만40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이번 축전에는 독일, 체코, 프랑스, 일본, 중국 등 해외문화원과 이원수문학관, 창원도서관, 경남아동문학회 등 20여 개 기관들이 참여해 콘텐츠관과 체험관에서 다양한 전시·체험부스를 운영했다. 또 출판산업관에서는 창비, 웅진, 사계절 등 21개 아동문학 출판사가 부스를 꾸려 아동문학 출판물의 트렌드를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 지역에서 만나기 힘든 아동문학작가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작가와의 만남’과 ‘릴레이문학특강’의 만족도가 높았다. 레미 쿠르종(프랑스), 하마다 게이코(일본) 등 해외작가와 김용택, 황선미, 이금이 등 국내 유명 아동작가들이 찾아가는 문학특강의 일환으로 지역 대학과 초등학교, 시립도서관, 평생교육센터 등을 방문해 아동문학작가가 된 계기와 책읽기에 대한 평소 생각들을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이 끝난 후 아이들이 저자의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영득 작가의 강연을 들은 강서윤(10·창원 마산회원구) 학생은 “평소에 관심 있는 풀꽃도감을 직접 쓴 작가 선생님이 자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더 이해가 잘됐다”고 말했다.

    오감만족을 앞세운 체험거리는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이원수문학관이 그림책·메모꽂이 만들기 체험을 운영했고, 경남아동문학회가 캔버스 시화 액자 만들기를 마련했다. 이 밖에도 캘리부채·부엉이시계·오디오북 만들기 체험과 북버스, 북아트, 북마켓이 열려 아동문학을 다양한 콘텐츠로 연결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또 아동문학 텐트영상관을 마련해 유명세계명작과 전래동화 애니메이션을 상영해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함안에서 온 백혜숙(39)씨는 “일반 행사에서 체험을 하려면 비용이 드는데, 이곳은 모두 무료로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일의 중견 아동문학평론가들이 참여한 ‘동아시아 생태아동문학의 현황과 교류방안’의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는 각국의 아동문학의 현주소를 소개하고 아동문학 교류와 우호협력, 상생발전 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벌여 아동문학 축전의 깊이를 한층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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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내빈들과 어린이들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아이들 눈높이 맞는 콘텐츠 부족= 아동문학축전만의 뚜렷한 특색이 없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축전은 ‘생태’를 주제로 마련했지만 자연과 환경을 느낄 수 있는 전시·체험 프로그램이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체험과 전시에 치중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녀와 행사를 찾은 김미진(45)씨는 “아이들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은데, 뒹굴거리면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오래 머물지 못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참여한 출판사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오후 2시까지 책 9권을 판 게 전부”라면서 “상업적 홍보만을 목적으로 참가하진 않았지만 책 판매가 너무 안돼 다음에 참여할지 고민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축전은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에 열렸는데, 예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준비과정도 짧아 규모와 콘텐츠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아동문학가는 “당초 2년마다 열기로 돼 있었는데 단체장이 바뀌면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창원을 아동문학 수도로 선포한 만큼 정기적으로 개최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김일태 축전운영위원장은 “이 축전의 성과는 아동문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통해 어린이와 시민에게 학습 효과와 재미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축적한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창원이 국제 아동문학의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행사를 꾸준히 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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