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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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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함양 일두고택 탐방

휴~ 지친 몸과 마음… 고즈넉한 고택서 休~

  • 기사입력 : 2017-05-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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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에서 선비들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안동과 함양이 꼽힌다.

    특히 함양에는 훌륭한 인물이 수없이 배출됐으며, 고운 최치원, 덕곡 조승숙, 점필재 김종직, 일두 정여창 선생 등 함양에서 태어나거나 현감 등 벼슬을 지냈던 열한 분의 흉상을 세운 역사인물공원도 있다.

    이 중 일두 정여창 선생은 조선조 5현 중 한 분으로, 성균관을 비롯한 전국 234개 향교와 9개의 서원에서 받들어 모시고 있는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이다.
     
    함양 지곡면 개평마을에 있는 일두 정여창 고택(이하 일두고택)은 정여창 선생이 타계(1507년)한 후 1574년 후손들에 의해 중건됐다.

    고택은 1987년 KBS 대하드라마 ‘토지’ 최참판댁 촬영지였으며, 2003년 MBC 드라마 ‘다모’에서 어린 채옥의 생가 촬영지이기도 했다.

    그 이후 TV 드라마와 한옥 관련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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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 일두 정여창 고택 '사랑채'


    일두고택이 있는 개평마을은 두 개울이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에 마을이 위치해 낄 개(介)자 모양을 하고 있다는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일두고택, 풍천노씨 대종가, 노참판댁 고가, 하동정씨 고가, 오담고택 등 다양한 문화재가 있으며, 100년이 넘은 오래된 역사를 지니고 있는 한옥이 60여 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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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두고택은 경남지방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개평마을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지난 1984년 1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제186호로 지정됐다. 일두고택은 한옥 목조 기와집으로 대지 9900㎡, 17동 99칸 규모였지만 현재는 문간채, 사랑채, 중문간채, 곳간, 안곳간, 아래채, 안채, 사당, 곡간, 안사랑채 등 12동 72칸이 남아 있다. 사랑채는 170년 전, 안채는 350년 전 각각 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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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군 지곡면 개평마을의 일두 정여창 고택.


    일두 홍보관을 지나 일두고택으로 향하는 골목길에는 박석(얇고 넓적하게 뜬 돌)이 깔려 있다. 보통 큰 사대부 집앞에 깔린 박석은 통행에 편리함을 주지만, 말발굽소리 등을 통해 외부 사람들이 오는 것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골목길은 태극을 상징해 막힌 듯하면서도 돌아가도록 열린 특징을 갖고 있다. 대문 앞에 있는 노둣돌(말이나 가마에서 내릴 때 디딤돌로 사용) 앞에는 일두고택이 드라마 촬영지로 활용됐다는 안내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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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두고택 대문채 솟을대문에는 정려 편액이 5개 걸려 있다. 일두고택은 고려시대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충신, 효자가 많이 배출된 남도의 대표적 충효가문으로, 임금이 충신·효자·열녀 등을 표창해 내린 정려 편액이 한 집안에 5개나 걸린 것은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한다. 정려 편액은 효자 4명과 충신 1명으로, 제일 위에 있는 것은 일두의 할아버지 것이며, 아래 4개는 후손의 것이다.

    대문간을 들어서면 안채로 들어가는 일각문이 있고, 동북으로 비스듬히 사랑채가 눈에 들어온다. 사랑채는 남부지방의 특징인 개방형 건물로 웅장하고 내루형으로 활주를 세워 건립했으며, 출입자의 행동을 안 보는 척하면서도 바로 알 수 있도록 대문과 사랑채를 정면으로 하지 않았다. 사랑채에는 문헌세가(文獻世家), 충효절의(忠孝節義), 백세청풍(白世淸風) 등을 써 붙여뒀다. 이 중 충효절의는 흥선대원군의 필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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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채 대청마루에서의 차경


    사랑채 탁청재(마음을 푸르게 닦는다는 의미) 누마루에서 바라보는 마당 풍경은 가히 절경이라 할 수 있다. 수령 300년이 된 소나무와 석가산 정원이 자태를 뽐낸다. 석가산 정원은 돌을 쌓아 산처럼 만든 것으로 한국 고유의 전통적인 정원 조성 기법이다. 정원에 자연환경 세계를 옮겨 놓은 석가산 정원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탁청재의 의미처럼 세속의 혼탁한 마음을 깨끗이 할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든다.

    사랑채의 원기둥도 독특하다. 원기둥은 궁궐이나 사찰에 쓰는데, 일두 선생의 부인이 왕족이기 때문에 원기둥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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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채


    사랑채 옆에 있는 100년이 넘은 기와에 마치 화분처럼 꽃을 심은 것도 볼거리 중 하나다.

    안채를 가기 위해서는 사랑채 옆의 일각문을 지나야 하며, 또 한 번 중문을 통과해야 한다. 중문 옆에는 안채 드나드는 손님을 관리하는 집사가 거처하는 중문간채가 있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나온 남자들이 소변 보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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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솟을 대문에 걸려 있는 정려 편액.


    안채는 남향한 일자(一字)형으로 경북지방의 폐쇄적인 공간과 달리, 개방적으로 분할돼 집이 밝고 화사하다. 대청은 문중의 대소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기도 하며, 혹은 잔치도 열고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넓게 만들었다. 안채의 오른편은 며느리방(태실)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남자는 뜰 아래채로 내려가서 거주했으며, 부모 중 한 분이 생존한 경우 사용하기도 했다. 툇마루 난간은 혹시 발을 잘못 디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했다. 태실은 고택 중 특히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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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채 내부.


    안채 왼쪽에는 아래채, 뒤편으로는 가묘와 별당, 안사랑채 등이 있다. 사당은 일두 선생과 사랑채 주인의 4대조까지 봉안하고 있으며, 제사 때에는 위패를 사당 밖으로 모셔야 제례를 올린다.

    일두고택은 한옥스테이를 할 수 있으며, 홈페이지(http://www.ildugotaek.kr/)에는 숙박 정보 안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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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채와 소나무.


    일두고택 내부에는 안채를 제외하면 건물의 유래나 용도 등에 대한 별도의 안내문이 없기 때문에 일두 홍보관에 있는 리플릿을 챙기는 것이 필수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까지 들을 수 있다면 더욱 보람찬 일두고택 나들이가 될 것이다. 편의점 등 상업시설이 없고 외부 홍보 활동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만큼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수 전통한옥문화체험 숙박시설로 인증한 한옥스테이는 일두고택과 명가원고택 등 두 곳이다. 주소는 함양군 지곡면 개평길 50-13(개평리 262-1)이다.

    글= 권태영 기자 media98@knnews.co.kr

    사진= 김승권 기자 skkim@knnews.co.kr

    도움말= 양기영 문화해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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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두 정여창 선생은

    동국 18현(신라- 설총, 최치원, 고려- 안향, 정몽주, 조선- 김굉필, 정여창, 조광조, 이언적, 이황, 김인후, 이이, 성혼, 김장생, 조헌, 김집, 송시열, 송준길, 박세채)이며, 조선 5현(정여창,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 중 한 명이다. 성균관을 비롯한 전국 234개 향교와 9개의 서원에 제향되어 있는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 논어에 밝았고 성리학의 근원을 탐구해 체용의 학을 깊이 연구했다. 도학자인 동시에 성리학자로서 소학과 가례의 실천적 효행에 모범을 보였는데 특히 부모에 대한 효행은 삶의 전부였다고 한다. 정치에 있어서는 사림정치를 근본으로 하는 우주관과 인간관에 기반을 둔 왕도정치(위민정치)를 실현한 실천 유학자였다. 선생을 받들고 있는 서원은 주된 서원이 남계서원이고, 함북 종성 종산서원, 하동 영계서원, 함양 안의 용문서원, 거창 도산서원, 아산 인산서원, 합천 야로 이연서원, 나주 경현서원, 상주 도남사원 등 전국적으로 9곳 있다.


    주변 가볼만한 곳

    ▲솔송주 문화관

    솔송주 문화관은 일두고택 대문 앞에 있다. 솔송주는 일두 선생의 13세손이며 제천현감을 지낸 눌재 정재범 공의 가문에서 500년 전부터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제사상에 최고의 술을 올리기 위해 가장 품질이 좋은 햅쌀과 솔잎, 송순을 재료로 빚은 가양주이다. 정여창 선생의 16대 손부인 박흥선 명인은 경남 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됐으며, 솔송주 문화관에서는 솔송주 시음(무료) 및 증류 내리기(유료 10명 이상), 솔송주 빚기 및 칵테일 만들기(유료 10명 이상) 등을 할 수 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만찬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는 27일 오전 11시부터 솔송주 문화관에서는 솔송주 공개 행사도 열린다. 이날 솔송주 제조 시연과 점심식사, 시음 및 한옥마을 관람이 모두 무료이다. 문의는 010-5259-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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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계서원

    조선 명종 7년(1552)에 개암 강익이 정여창 선생을 기리기 위해 창건한 곳으로 백운동서원 (소수서원)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사액됐고, 주자학의 풍수 이론이 잘 정리된 서원이다. 함양군 수동면 남계서원길 8-11(원평리 5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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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림

    최치원 선생이 이곳 천령군의 태수로 있으면서 만들었다는 국내 최초의 인공숲으로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됐다. 어린이들의 자연학습원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사계절마다 색다른 매력이 있다. 함양군 함양읍 필봉산길 49(함양읍 교산리 10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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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 선비 문화탐방로

    함양은 정자와 누각이 100여개 세워져 있는 선비 마을이다. 화림동은 과거 보러 떠나는 영남 유생들이 덕유산 육십령을 넘기 전 지나야 했던 길목으로 예쁜 정자와 시원한 너럭바위가 많아 예로부터 ‘팔담팔정’으로 불렸다. 농월정-동호정-군자정-거연정을 이은 선비문화탐방로는 선비들이 거닐던 숲과 계곡, 정자의 자태를 볼 수 있다. 1구간(총거리 6㎞)은 거연정→영귀정→다곡교→동호정→호성마을→남천정→황암사→농월정이고, 2구간(총거리 4.1㎞)은 농월정→구로정→점풍교→오리숲(광풍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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