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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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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87) 제19화 대통령선거 17

“인생을 즐겨? 어떻게?”

  • 기사입력 : 2017-05-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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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삼일그룹에서 진영철을 내보내려고 은밀하게 공작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진영철의 문제는 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삼일그룹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진영철이 삼일그룹을 나오면 그의 패밀리들도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진영철은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기업의 세대교체까지 터치해?”

    “정부가 아니에요. 그리고 세대교체가 필요한 건 사실이잖아요? 늦기 전에 다른 일을 몇 년 하다가 인생을 즐겨야지요. 한국인들은 은퇴를 모르는 것 같아요.”

    “인생을 즐겨? 어떻게?”

    “일은 할만치 한 뒤에 여유를 가져야죠. 여행도 다니고… 나중에 죽을 때 후회한대요. 예를 들어 정치 몇 년 하고 쉬면서 여유를 즐기세요.”

    진영철이 밴치에 앉았다. 서경숙은 진영철의 옆에 가서 앉았다. 진영철은 담배를 피우면서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민병삼 캠프에서 일하고 있어?”

    “네. 인재영입 파트요.”

    “민병삼하고 독대할 수 있을까?”

    “물론이죠. 자리 마련할게요.”

    서경숙은 진영철의 마음이 기울었다고 생각했다.

    “일단 이동성 부회장을 먼저 만난 뒤에 연락해 줄게.”

    “서둘러야 해요. 선거는 얼마 남지 않았어요.”

    서경숙은 진영철에게 명함을 건네주었다.

    “민병삼 캠프에 있으면 나를 도와줄 거지?”

    “그럼요.”

    “그래. 고마워.”

    진영철이 손을 내밀었다. 서경숙은 진영철의 손을 굳게 잡았다.

    선거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었다. 서경숙은 사무실에 돌아와 전화로 사람들 영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저녁에는 당에서 공식적으로 발족시킨 선거대책위원회와 회의를 했다. 선거대책위원회는 위원장이 셋이나 되었고 부위원장도 10여명이나 되었다. 조직국, 사무국, 재무국, 홍보국 등에도 쟁쟁한 국회의원들이 위원장을 맡아 어깨에 힘을 주고 있었다. 서경숙은 그들과 회의를 하면서 모두가 권력에 취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주주의라는 것이 옳은가?’

    서경숙은 국회의원들의 모습에서 실망했다. 국회의원들은 서경숙이 민사모의 실질적인 운영자라는 것을 알고 반가워했다.

    민사모는 더욱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각 도와 대도시마다 지부를 설치하고 지부장회의도 주재했다. 선거 유세가 시작되면 민병삼 후보의 색인 노란 셔츠를 입고 유세를 따라다닐 예정이었다. 민사모 회원들의 활약이 선거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서경숙은 사무실에서 나와 이준석에게 갔다. 이미 사방이 캄캄하게 어두워져 있었다. 민사모 사무실에는 5~6명의 학생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을 데리고 식당에 가서 저녁을 사주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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