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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집단지성- 이상권 정치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5-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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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유전학자 프란시스 골턴(Francis Galton)은 우생학 창시자다. 우수한 유전자를 잘 조합하면 완벽한 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에 소수 엘리트가 사회를 발전시킨다고 믿었다. 하지만 1907년 85세에 이 믿음이 흔들리는 일대 ‘사건’을 경험한다. 여행 중 우연히 소의 정확한 무게를 맞히는 대회를 본다. 평소 소신대로 참가자 중 소 전문가가 상금을 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참가자 800명이 써낸 예상치 가운데 정답은 없었다.

    ▼놀라운 결과는 이후 벌어졌다. 숫자 판독이 어려운 13장을 제외한 787장을 합산한 결과 평균 1197파운드로 실제 소 무게 1198파운드와 거의 일치했다. 우생학 주창자 골턴은 충격을 받았다. 결국 무지하다고 생각했던 다수 군중이 완벽한 판단을 했음을 인정했다. 소수 엘리트보다 소통하고 협업한 대중의 지혜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이는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집단은 가능하다는 ‘집단지성’ 개념을 설명하는 데 종종 인용된다.

    ▼집단지성은 다수 개체가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해 얻는 능력을 말한다. 의사결정에서 다수결의 원칙 또한 집단 지적 능력 혹은 힘이 개인보다는 뛰어나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웹을 기반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고 함께 만드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는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집단지성 사례다. 위키피디아는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참여와 공유의 습관과 그 중요성을 일깨운다.

    ▼대표적 집단지성 표출행위 중 하나가 선거다. ‘민심은 천심’이라는 다소 대중추수적이고 막연한 화두는 시대를 거치면서 집단지성으로 자리하고 있다. 9일은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보궐선거다. 사전투표율이 26%에 달할 정도로 국민 관심이 집중돼 있다. 함께하면 혼자서는 생각할 수 없던 지혜가 생긴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 이유다.

    이상권 정치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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