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거부의 길] (1085) 제19화 대통령선거 ⑮

“아주 좋은 아이디어예요”

  • 기사입력 : 2017-05-09 07:00:00
  •   
  • 메인이미지


    민병삼이 잠시 회상에 잠기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입을 열었다.

    “포지션이 투수였는데 갑자기 팔이 퉁퉁 붓더라고요.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뼈가 부서져 살 속에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그래서 야구를 그만두게 됐어요. 군대에 가서 구보를 하는데 20㎞가 아무것도 아니더라고… 야구를 할 때 운동장 스무 바퀴를 돌고 운동을 했으니까. 다른 사람 군장까지 메고 구보를 한 기억이 나네요.”

    “야구를 하다가 공부를 하는 게 쉽지 않았겠어요?”

    “쉽지 않았지. 내가 야구를 그만두자 아버지가 몹시 실망하셨어요. 어깨가 축 늘어진 아버지를 보니까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서경숙은 민병삼의 이야기가 스토리가 될 만하다고 생각했다. 식사가 끝난 것은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서경숙은 집에 돌아오자 민병삼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정리하여 프린트했다. 일이 끝나자 곧바로 잠을 잤다. 대통령선거 캠프에서 일을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튿날 캠프에 출근하여 유승원에게 프린트한 것을 주고 민병삼이 선친의 무덤을 찾아가게 하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후보의 인간적안 면을 부각시키라는 말이네?”

    “후보가 너무 정치적인 모습만 부각되는 건 재미없어요.”

    “알았어요. 아주 좋은 아이디어예요.”

    “후보가 먼저 이야기를 하면 민사모를 통해서 SNS로 퍼 나를게요.”

    “그래요. 한번 해봅시다.”

    서경숙은 유승원과 미팅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다.

    그녀는 자리로 돌아와 커피를 마시면서 진영철을 영입하는 문제를 골똘하게 생각했다. 삼일그룹 회장은 늙었고 이동성 부회장의 승계 문제가 대두되어 있었다. 이동성의 승계를 세대교체로 몰고 가면 진영철과 몇몇 사람들이 고문으로 물러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영철을 영입하는 것이 쉬워질 것이다.

    ‘진영철 영입 때문에 삼일그룹 승계까지 개입하게 되겠네.’

    서경숙은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회장의 결심이 서야 하는 것이다.

    “왜 아침부터 한숨이에요?”

    이연숙이 커피잔을 들고 서경숙의 옆으로 왔다.

    “진영철 부회장을 영입하려면 삼일그룹 승계 문제까지 개입해야 돼요.”

    “물러날 때도 됐지. 뭐 좋은 방법이 있어요.”

    “아무래도 언론의 힘이 필요할 것 같아요.”

    “왜요?”

    “언론에서 재벌 세대교체를 다루면 진영철 부회장도 거취 문제를 고민할 거예요.“

    “우리와 가까운 기자들이 있으니까 한번 알아볼게요. 오늘 후보와 경제인 모임이 있어요. 진영철 부회장도 오니까 참석해요.”

    이연숙은 민병삼이 2시에 경제인의 날 행사에 참석한다고 했다. 진영철이 온다면 찾아가서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도 갈게요.”

    서경숙은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