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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보통선거- 서영훈 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7-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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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든 여자든, 재산이 많든 적든, 교육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선거권에 차등을 두지 않는 것을 보통선거라고 한다. 여자라고 하여, 집이 없거나 세금을 적게 낸다고 하여, 종교가 다르다고 하여, 또 고등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하여 선거권을 주지 않는 제한선거와 다르다. 세계적으로 보통선거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매우 놀랄 수도 있다.

    ▼선거나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맨 먼저 떠올리는 나라 중 하나가 영국일 게다. 영국은 1688년 명예혁명으로 의회민주주의의 길을 열면서 선거제도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선거권은 대토지 소유자인 귀족을 비롯한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한 소수의 특권층만이 가질 수 있었다. 산업혁명으로 산업자본가와 노동자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산업사회로 전환되고 런던과 같은 대도시가 형성됐어도, 선거권은 1세기 이상 소수의 전유물에 머물렀다.

    ▼영국 선거제도의 변화는 1832년에 이르러서야 나타났다. 1차 선거법 개정을 통해 지대를 내는 사람과 집을 보유한 사람으로 선거권이 확대됐다. 그러나 여성은 물론이고, 집을 가질 형편이 못 됐던 노동자들은 여전히 선거권을 가질 수 없었다. 1918년 4차 개정 때에 이르러 신분이나 재산에 상관없이 21세 이상 모든 남성이, 또 여성은 비록 31세 이상으로 한정됐지만 이때 처음으로 선거권을 가질 수 있었다. 21세 이상 모든 남녀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것은 1928년 5차 개정 때였다.

    ▼대부분의 국가가 완전한 보통선거를 실시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였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70여년 전이다. 신분이나 재산 정도 등에 따른 선거권의 제한은 없어졌지만, 아직 남아 있는 제한은 ‘나이’다. 오스트리아, 브라질 등은 16세로 가장 낮은 반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은 21세로 가장 높다. 세계적으로는 18세가 가장 많은데, OECD 국가 대부분과 중국, 태국, 베트남, 몽골 등이 여기 속한다. 우리나라는 19세다.

    서영훈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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