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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농촌미술관 전원일기 Ⅳ- 김철수(창원문성대 교수, 대산미술관장)

  • 기사입력 : 2017-04-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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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의 끝자락 대산면 유등마을 뒤로 유유히 낙동강 본류가 흐르고 있다. 위로는 서원사, 대산문화체육공원, 수산대교로 해서 안동댐까지 이어지고, 아래로는 승마장, 한림생태공원, 구포다리까지 자전거 길이 새로 나서 주말이면 멋진 바이크족들이 꼬리를 물고 달릴 때면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그런데도 도심에 사는 창원 시민들은 도청 뒤로 새로 난 국도 25번 자동차 전용도로로 20여 분이면 당도할 낙동강 풍광이 어우러진 유등마을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아침이면 강변 산책길을 따라 물새와 꿩이 날고, 원두막과 정자가 있는 팽나무 마을을 지나 수산대교까지 왕복 10㎞를 상념 속에 걷다 보면, 절로 인생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돌이켜보니 필자가 조실부모하고, 출가한 누님의 도움으로 간신히 예고를 졸업한 후 상경해 “내 인생 내가 개척한다”는 모토로 향학열을 불태웠으나 생존이 힘들어 입대했다. 군 복무 중 방송대학을 병행했고, 제대 후 한일합섬에 취업해 월급을 모아 다시 대학공부를 시작해 교수가 된 지 어느새 30년, 지난날을 반추해보니 감개무량하기만 하다. 연습도 없는 한 번뿐인 인생은 물질보다는 가치 있는 삶을 통하여 욕심 없이 베푸는 삶이 후회 없는 삶이 아닐까 여겨진다.

    애정 결핍의 청소년 시절 고독과 방황, 모정과 향수,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도움 주신 은인들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캠퍼스 커플로 만난 우리 부부는 교단에 서서 먹고살 만해져 갈 무렵인 20년 전, 지난날의 힘겨운 세월을 뒤돌아보며 인생을 가치 있게 살고, 화가이셨던 큰형님의 몫까지 살기 위해 고향도 아닌 이곳에 농촌 미술관을 세워 나의 모든 것을 바쳐 운영해 오고 있다.

    창원시의 사립미술관 지원조례가 통과된 지 3년이 되었건만 운영비 지원은 전무하고, 거제·사천을 비롯해 영월, 속초, 울진, 용인, 천안, 당진의 등록미술관 지원사례에 견주어볼 때 내년이면 개관 20주년에 즈음한 등록사립미술관에 대한 창원시의 문화예술특별시 선포에 걸맞은 도농 균형발전과 수장고 지원을 기대해 본다.

    김철수 (창원문성대 교수·대산미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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