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4일 (수)
전체메뉴

[거부의 길] (1080) 제19화 대통령선거 ⑩

“차나 한잔 마시러 와”

  • 기사입력 : 2017-04-28 07:00:00
  •   
  • 메인이미지


    정진욱도 이동성이 서경숙을 만난 일을 알고 있었다.

    “부회장님은 됐고요. 실장님, 밥 한 그릇 사줘요.”

    “서경숙씨 밥 사주고 내가 밥줄이 떨어지면 어떻게 해?”

    “무슨 말씀이에요?”

    “우리 부회장님이 서경숙씨를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있어.”

    “헤. 좋다.”

    서경숙이 장난스럽게 말하고 유쾌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남자들이 애교를 떨어야 좋아하는 것은 비서생활에서 터득했다.

    “내가 부회장님 여자라는 건 아니죠?”

    “차나 한잔 마시러 와.”

    “몇 시에요?”

    “이 부회장이 퇴근해야지.”

    “그럼 식사를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배고플 텐데….”

    “5시에 들러.”

    “알았어요.”

    서경숙은 정진욱과 통화를 끝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진영철을 영입하는 문제는 오히려 비서실에 열쇠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3시가 되자 미팅이 시작되었다. 미팅은 각 부서의 책임자들의 보고로 시작되었다. 노조 담당을 한 책임자가 강성 노조 위원장의 영입을 주장했고, 강성 노조를 영입하면 보수층의 표가 이탈한다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다. 두 사람이 서로 맹렬하게 자신의 생각을 주장했다. 이어 자금을 요청하는 단체를 관리하는 사람의 보고가 잇따랐다. 미팅은 한 시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대선캠프 조직부에 250명이나 포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논란이 일어났다.

    “대통령선거야. 250명은 아무것도 아니야.”

    유승원은 조직부 250명이 일을 하는 사무실을 임대하게 했다.

    미팅은 한 시간이나 걸렸다. 매일같이 대통령후보가 방문하고, 주민과 인사를 나누고, 주민들에게 연설을 할 때 해야 하는 내용도 거론되었다. 정근택 후보가 재개발 문제를 거론하면 난개발로 공격해야 하고, 병역문제를 거론하면 병사들 처우 문제로 받아쳐야 했다. 이를 위해 홍보부에서는 매일같이 상대 후보의 동정을 모니터하고 있었다.

    ‘정책은 없고 싸움만 하는구나.’

    서경숙은 캠프에서 하는 일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나 캠프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실력파였다. 조직, 홍보 등에서 이름을 떨치던 사람들이었다.

    미팅이 끝나자 서경숙은 사무실에서 나왔다. 갤러리에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삼일그룹 정진욱 비서실장을 만나러 갔다

    “어떻게 된 거야? 점점 예뻐지는데….”

    실장실로 들어가자 정진욱이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연애를 하면 예뻐져요. 실장님도 연애하세요. 더 젊어지실 거예요.”

    서경숙이 정진욱의 손을 잡았다. 정진욱이 유쾌하게 웃으면서 서경숙에게 자리를 권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