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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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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끝이 보이지 않는 함안군 ‘토착비리 커넥션’

  • 기사입력 : 2017-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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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정섭 함안군수가 산업단지 개발사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민선 6기 출범 이후 도내 자치단체장이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건 차 군수가 처음이다. 지난달 군수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상공회의소 회장 등 모두 7명이 잇따라 구속됐다. 하루가 멀다 느껴질 정도로 비리 복마전의 범행 전모가 고구마 줄기처럼 잇달아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형적인 ‘지방 토호세력’의 비리라는 비판이 일면서 군민들은 분노와 함께 자탄을 느끼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분위기다. 아무런 두려움 내지 부끄러움도 없이 비리가 버젓이 자행됐기 때문이다. 단순 뇌물사건이 아닌 얽히고설킨 조직적인 범죄라는 점에서 아연해질 노릇이다. 썩은 고름이 터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기가 막힌다.

    토착비리로 밝혀진 이번 사건은 함안군은 물론 도내 전체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실제로 이들의 범죄내용을 보면 아직도 이런 짓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단순한 공무원 범죄에 속할 정도가 아니라는 점에서다.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사적 욕심을 채우기 위한 비리가 저질러진 것이다. 차 군수는 대가성을 부인하지만 구속된 비서실장을 통해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비서실장이 4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조사하다 차 군수에게 돈이 전달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한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뇌물액수가 늘어나는 등 악취가 크게 진동할 것 같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도내 공직자의 비리는 고질병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이다. 공직자의 윤리의식 재정립은 물론 감찰기관도 눈을 크게 뜨고 점검에 나설 때이다. 특히 도내 일선 지자체들은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길 당부한다. 자신이 뽑은 이들의 타락과 부패상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은 일종의 피해자임을 유념해 달라는 얘기다. 덧붙여 공직자 비리가 대선이라는 혼란한 시절을 틈타 더욱 기승을 부릴지 내심 걱정이다. 이제 ‘토착비리 커넥션’ 고리를 끊지 않을 경우 지방자치제 자체가 무너질 것이다. 썩은 곳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도려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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