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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양심 밥솥-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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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으로부터 무려 21년 전 4월 MBC 일밤이라는 예능에서 ‘양심냉장고’ 코너가 처음 선을 보였다. 정지선을 지키는 시민에게 냉장고를 증정하는 콘셉트의 예능이었다. 관찰 예능이기도 하고 리얼 버라이어티였던 셈이다. 그 전까지 2%대에 머물렀던 시청률이 양심냉장고 첫 회가 방송된 후 급등했다. 본방 시간에 첫 회가 그대로 재방되는 초유의 방송이기도 했다. 양심냉장고 첫 주인공은 장애인이었다. 지킨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는 원래 지켜요”라고 대답해 보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21년이 지난 지금 경남지방경찰청이 이번에는 양심적으로 정지선을 지킨 이들을 찾아 밥솥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제1호 ‘양심 운전자’는 지난 3월 28일에 탄생했다. 주인공은 창원 도계동에 사는 주부 김미자(43)씨. 경찰이 28일 오후 2~3시 도계초등학교 앞에서 횡단보도 정지선을 지켜본 결과 횡단보도를 통과한 차량 167대 중 처음으로 정지선에 정확히 일시정지하고 좌우를 확인한 다음 천천히 출발한 김씨를 확인한 것이다.

    ▼진해군항제가 한창이던 지난 4일 제2호 양심운전자가 나왔다. 미 해군 고문단 소속 군무원인 유희진(58)씨다. 북원로터리 횡단보도에서 보행자를 배려해 정확히 일시정지한 다음 천천히 출발했다. 단 18분 동안 무려 243대의 차들이 통과했지만 보행자가 지나가도 아랑곳 않고 지나쳤는데 유씨는 지켜냈다. 미군 부대에서는 제한속도 등 교통법규 위반 시 스티커 발부와 출입금지 등 엄격히 관리했고 유씨도 준법운전이 생활화됐다고 한다.

    ▼13일 마산 월포초등학교와 창원 성주초등학교 앞에서 3·4호 양심운전자가 동시에 나왔다. 21일에는 진주 주약초등학교 앞에서 5호 양심운전자 김민호(29)씨를 찾아냈다. 지켜야 할 ‘선’임에도 지키는 이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경찰의 양심밥솥 캠페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 ‘선’만 잘 지켜도 살기 좋은 세상이 아닐는지.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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