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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벽에 붙은 파리-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4-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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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다 보면 지치거나 힘들 때가 있다. 이때마다 대처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혹자는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행하다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하고, 혹자는 세상살이 다 그런 것 아니냐며 초월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역경을 기회로 삼아 보란 듯이 재기해 살기도 한다. 내 의지로 선택한 삶의 출발은 아니지만 태어나 이후의 삶의 선택은 오롯이 자신이 결정하고 행동하고, 책임도 진다.

    ▼‘벽에 붙은 파리 효과(fly on the wall effect)’라는 게 있다. 실패했거나 좌절을 당해 힘들 때 혼자만의 생각에 휩싸여 고민하기보다 ‘벽에 붙어 있는 파리’가 자신을 쳐다보는 것처럼 제3자의 관점에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벽에 붙어 있는 파리’를 자신을 관찰하는 CCTV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통해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동기부여를 통해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벽에 붙은 파리 효과’는 미국 버클리 대학의 심리학자인 오즈렘 에이덕과 미시간 대학의 이선 크로스가 벽에 붙은 파리를 예로 들며 설명하면서 유래됐다고 한다. 두 심리학자는 과거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으로 나눠 실험을 한 결과 1인칭 시점 실험자들은 과거와 같은 불쾌한 감각을 느꼈지만, 3인칭 시점으로 참여한 실험자들은 과거 경험으로부터 긍정적인 결론을 얻어냈다.

    ▼우리나라 대학 졸업자 50만명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임금 노동자 절반은 200만원 이하의 소득을 받고 살고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 지금 자신의 처지가 가장 힘들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성공만 하는 사람보다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훨씬 많다. 오늘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초라하고 부끄럽다고 생각한다면 ‘벽에 붙은 파리’ 한 마리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이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만하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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