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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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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잃은 고려인에 ‘희망의 손’ 내민 경찰

김해중부서 외사계 정형기 경사
사고로 다친 재외동포 소식 듣고
3D프린터 구입해 의수 만들어줘

  • 기사입력 : 2017-04-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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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장에서 일하다 불의의 한쪽 손 절단사고로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동포 근로자의 딱한 사정을 듣고 무엇이라도 돕고 싶었습니다.”

    공장근로자로 일하다 사고로 오른 손목이 절단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을 위해 의수(義手)를 만들어 준 외사경찰관의 선행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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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기 경사가 손목을 잃은 고려인의 의수를 제작하기 위해 반대편 손목을 스캔하고 있다. /김해중부경찰서/

    김해중부경찰서 외사계 정형기(40) 경사는 지난해 11월 김해시 주촌면의 한 공장에서 일을 하다 기계 오작동으로 오른쪽 손목이 절단된 고려인 A(41)씨를 우연히 만났다. 당시 A씨는 회사 측과는 산재 처리가 잘 마무리됐지만, 손목 절단으로 공장일을 할 수 없게 된 데다 아내도 투병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500만~1000만원에 달하는 의수 구입은 꿈도 못 꿀 상황. 생계를 위해 손목 없이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A씨 사연을 듣고 정 경사는 무엇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 방법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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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기 경사가 완성한 의수. /김해중부경찰서/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평소 전자기기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의수를 직접 만들기로 마음먹은 정 경사는 ‘3D(입체)프린터’를 구입했다. 먼저 오른쪽 의수를 만들기 위해 우선 왼손과 절단된 오른손 절단 부분을 각각 스캔한 뒤, 이를 조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모형을 만들고 출력해 손 위에 보강 제품을 덧대는 작업을 거쳤는데, 여기까지만 3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정 경사의 선행에 지역 청년 작가인 동이화(30)씨도 선뜻 나서 재능을 기부하면서 의수에 색을 입혔다. 정 경사는 26일 김해중부경찰서에서 직접 A씨에게 의수를 전달할 예정이다.

    뜻하지 않게 호의를 받게 된 A씨는 “손이 없어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가면서도 가족생계를 위해 버텨 왔는데, 정 경사님의 큰 베풂에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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