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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상술보다 상덕이 필요한 경남관광- 주외숙(대한미용사회 경남도지회장)

  • 기사입력 : 2017-04-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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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지방자치제도 실시 이후 가장 활성화된 것은 경제를 강화하기 위한 관광축제이다. 1980년 50여개에 불과했던 전국의 축제 수가 2016년에는 693개로 증대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 경상남도 역시 올해 4월에만 개최하는 축제가 22개로 날마다 관광인 셈이다.

    경남을 대표하는 관광축제는 진해군항제이다. 이 기간에는 1902년 군항 개발과 함께 도시 미화를 위해 심은 벚꽃이 진해를 꽃 천지로 만들어 미국 CNN이 ‘한국 최고의 여행지 50’에 선정할 만큼 명품이다. 창원시는 올해도 관광객이 290만명이나 방문해 소득을 올리고 지역을 알리는 데 큰 효자 노릇을 했다고 자평하고, ‘세계인의 축제로 발전되기 위해 사후검토 평가를 통해 개선사항을 발굴하고, 지역 상권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몇 년 전 진해군항제에 가족들과 함께 포장마차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 음식 맛도 그러했지만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 마음이 매우 상한 기억이 있다. 벚꽃 하면 얄팍한 상술이 생각나고, 그래서인지 진해를 방문해도 식당 발걸음은 늘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한다. 한 번은 순천 어떤 관광지를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순천’만 떠오르면 재차 가고 싶은 맘이 생긴다. 찾지도 못할 식당에서 맛있게도 먹고 후한 인심과 덕담을 받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역경에 의하면 관광이란 ‘관국지광 (觀國之光)’의 약자다. 다른 지역의 빛나고 화려한 광화를 보고, 토지·풍속·제도·문물을 관찰하여 치국대도를 설계하려는 행정을 말한다. 이 연유로 옛날에는 관광보다 청암관광(廳暗觀光)이라 했다. 옛날에 일반인들이 관광이나 유람한다는 것은 별천지의 일이라 그 목적이 현실과 크게 다르지만 경남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어둠을 듣는다’는 청암이란 말에 지혜를 꼭 가져야 한다.

    경남의 관광축제가 세계적인 명품으로 거듭나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창출되기 위해서는 경쟁성과 창의성을 가진 프로그램과 체계적인 행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넉넉한 인심과 친절을 외지인에게 주는 청암(廳暗)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주외숙 (대한미용사회 경남도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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