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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누가 더 그리울까- 조윤제 경제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4-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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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부부의 이혼 건수가 매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단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9위를 차지하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여서 여전히 이혼율이 높다. 이혼 사유는 성격 차이, 경제적 이유, 가정 폭력, 외도, 고부간 갈등, 건강문제 등으로 다양하다. 마음 맞춰 알콩달콩 살자며 결혼했지만 ‘일생의 결론’을 보지 못하고 헤어진다니 바라보는 입장에서 씁쓸하다.

    ▼이혼은 각자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일이니 그렇다손 치고 만약 배우자와 뜻하지 않게 ‘사별’한다면 누가 더 슬픔을 오래 간직할까? 개인적 생각이지만 누구든 홀로 남게 되면 오랜 시간 혼돈스럽지 않을까? 최근 미국 미시건대학 한 연구팀이 2002~2013년 사이 한국과 미국, 영국, 유럽, 중국의 55세 이상자 2만6835명을 대상으로 배우자 사별 후의 우울 정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보면 정말 재미있다.

    ▼이 연구팀은 분석 기간에 배우자를 사별한 사람을 선택해 부부생활할 때와 사별 후의 우울 점수를 비교했는데, 미국은 배우자 사별 전 우울 점수가 평균 1.25점이었지만 사별 후에는 1.86점으로 0.61점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 3.49점에서 5.07점으로 무려 1.58점이나 상승해 미국보다 2.6배나 높았다. 중국은 배우자 사별 전 4.24점이었던 우울 점수가 사별 후 3.75점으로 오히려 0.49점이 낮아져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특히 한국인의 특성을 따로 분석했는데, 한국여성은 배우자와 사별한 지 1년이 지나기 전에 우울이 최고조로 올랐다가 점점 안정을 되찾았지만, 한국남성은 2년 후에 우울감이 최고로 오른 이후에도 이 같은 우울감이 사라지지 않는 특성을 보였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여서 국가간 보편적인 부부정서를 알 수 있게 한다. 더욱이 연구결과가 마음에 드는 것은 ‘찌지고 볶든’ 한국 사람들이 배우자를 더 애틋하게 생각한다는 것과 한국 남자들이 아내를 더 그리워한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는 것이다.

    조윤제 경제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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