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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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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학종’과 대학수학능력시험 힘겨루기- 유승규(고성교육지원청 교육장)

  • 기사입력 : 2017-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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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교육 공약 중 가장 큰 관심사는 7월에 발표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고교 내신 개편안이다.

    201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능점수 위주 선발 전형은 전체 모집 인원의 22.8%이다. 나머지 77.2%는 수능점수보다 다른 전형요소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관심, 특히 언론은 수능에 집착한다. 학교생활기록부는 불신의 문제가 있으므로, 공정성과 변별력 확보를 위해서는 수능보다 좋은 전형은 없다는 논리다. 1993년 수능을 도입할 당시 탈교과적, 통합적인 문제로 창의성을 평가했다. 그러다가 점점 교과 이기주의에 의해 학력고사 형태로 변질됐고, 특히 사교육 경감을 위해서 도입한 EBS연계 비율 70% 이상 출제는 학생들의 배움을 죽이는 시험이 됐다. 반복학습과 문제 푸는 요령을 익히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므로, 학교 수업 및 시험도 창의성보다 수용적 학습을 더 강화하고 있다.

    2010년부터 도입한 학생부종합전형 (이하 ‘학종’)은 전체 모집 인원의 23.6%이지만, 서울지역 주요 15개 대학은 40% 이상으로 대입전형의 대세로 떠올랐다. ‘학종’은 전공 적합성과 학업 역량을 평가한다. 즉, 수업 시간에 어떤 활동을 했으며, 무엇에 관심을 가져 어떤 배움이 일어났는지를 여러 활동(수상, 동아리, 과목 선택, 독서, 방과후 활동 등)을 통해 평가한다. 자연스럽게 학생활동 중심으로 수업이 바뀔 수밖에 없다. 교사는 아이가 무엇을 잘하고 어떤 잠재능력을 발휘하는지 등 학생의 본질을 보기 시작했고, 학생들도 수업시간에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등 배움 중심의 교실로 바뀌고 있다.

    입시제도는 매우 중요하다. 학교 수업 및 시험, 학습 방법, 인재상까지 결정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이번 개편안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종’을 학생들의 부담, 저소득층에 불리한 금수저 전형, 불신 등으로 왜곡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수능이라는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오히려 수능의 절대평가 등도 신중히 검토해 우리 아이들의 교실에서 창의적인 배움의 밑바탕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승규 (고성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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