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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젊은 창업, 역경과 고난의 보약- 전강준(부국장대우 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17-04-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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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겨나고, 폐업하고. 소시민들의 자영업 현황이다. 특히나 경험 없는 젊은이들이라면 망하기 십상이다.

    젊은이들의 창업지원을 위한 마산 부림시장의 청춘바보몰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지난해 4월 15일 12개 점포로 문을 연 청춘바보몰은 국비 2억6200만원, 시비 3000만원이 든 청년창업지원 사업이었다. 여기에다 시장 활성화를 꾀한 좋은 사업이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작으로 모아진다.

    12개 점포 중 현재 4곳만이 운영되고, 개점부터 남아 있는 점포는 2곳뿐이다. 그것도 청춘바보몰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알기 어렵고, 알고 찾아왔다 해도 썰렁한 모습을 보고 곧바로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실정이라 한다. 주목할 점이라면 젊은이들에게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의미를 깨우쳐 준 셈.

    진주에도 청년상인 창업지원사업인 ‘청춘다락’이 중앙시장에 임시로 문을 열었다. 청년몰과 청년상인 창업 지원사업 등이 공모 선정된 국비 18억5000만원 중 일부가 투입됐다. 어떤 성과를 거둘지 알 수 없지만 젊은 창업가들이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같이 청년 창업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 등이 지자체, 기업, 기관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젊은 기업가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9월에는 경남청년창업석세스코칭협회가 창립됐다. 이 협회는 청년창업기업을 육성한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기업가, 기관들이 청년기업들에게 각자의 역할과 코칭으로 성공적 사업에 이르게 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힘이 돼 주는 것이 적지 않다.

    하지만 역전(驛前)의 지게꾼도 그 경험이 쌓여야 역 앞 운송회사를 차리듯, 젊은이들에게도 다져진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 어느 하나 쉬운 것 없겠지만 그렇다고 차려진 밥상에만 익숙해질 필요는 없다. 카센터를 차리려면 자동차 정비공부터 다년간 해봐야 하고, 국밥집을 차리려면 수년간 국밥집에서 허드렛일을 해봐야 노하우가 전수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 젊은이가 어느 순간 머슴이 되려고 하는 것이 없어 보인다고 어느 지인이 말했다. 뭔가를 이루려면 밑바닥부터 해봐야 하는데 이렇게 하려 하는 젊은이들을 찾기 어렵다는 것. 여기서 흙수저, 금수저를 논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금수저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기초를 다지는 불편함과 역경, 고난을 겪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래서 최고의 경지는 아닐지라도 사업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물론 창업은 심각한 청년실업자 문제의 결과물일지 모른다. 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있고, 자영업이든, 기업이든 창업으로 일자리가 자연스레 이어지는 점도 숨길 수만은 없다. 어쨌든 젊은이들을 위해 투자와 코칭 등을 지자체, 기업, 기관 등에서 꾸준히 해주고 있는 점은 반길 일이다.

    부림시장의 청춘바보몰도 실패로 끝나는 게 아니라 청년장사의 어려움을 경험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청춘바보몰뿐만 아니라 모든 창업청년들이 성공을 위한 쓰라린 경험을 마다하지 않는 노력과 그에 맞는 지원과 코칭이 곁들여져 성공적 사업 토대를 다지기를 바랄 뿐이다. 역전의 지게꾼과 머슴처럼 남이 꺼려하는 것을 경험해 보는 것도 젊은이들에게 보약이 아닌가 싶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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