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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잔치국수- 이상목 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7-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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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경남에서는 환갑·결혼 등 경사 때 하객들에게 떡국과 잡채, 묵, 수육 등을 주로 대접했다. 그러다 보니 과년한 젊은이에게 “국수 언제 줄래?”라고 하는 말은 객지에서 들었고, 중부경남 등에서 혼사 때 잔치국수를 대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창원 성산구 상남전통시장 국수집에 가면 당시의 맛을 살린 잔치국수라는 메뉴가 있다. 맑고 개운한 육수 맛에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잔칫날 국수를 대접하는 문화는 언제 어떤 연유로 생겨났을까?

    ▼ 지식백과사전을 보니 ‘마을잔치 때 모두가 어울려 기쁨을 나누며 먹었던 호사스러운 음식이 잔치국수’라고 설명해 놓았다. 잔칫날 웬 싸구려 음식인가 했는데 호사스러운 음식이라니 갸우뚱해진다. 더구나 국수에 맑은 장국을 붓고 각종 고명만 얹으면 돼 조리법도 비교적 쉽다. 요즘엔 맘만 먹으면 쉽게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밀가루가 귀했던 예전엔 쉽게 맛보기 힘든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긴 면발이 ‘장수’의 뜻을 담고 있다는 믿음에서 흔쾌히 큰돈을 썼음직하다.

    ▼ 특히 결혼식 땐 꼭 국수를 대접했다. 부부의 연이 국수가락처럼 길게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기 때문이다. 1980년 이후엔 갈비탕을 내야 대접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요즘엔 다시 본래의 의미를 살려 잔치국수를 대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한다. 집에서 해 먹을 때는 고명을 소박하게 올려 먹는 경우가 많지만 잔치 때는 고기볶음, 달걀지단, 석이채, 미나리 같은 고명을 색스럽게 얹어 의미를 부여한다.

    ▼ 내달 18일부터 나흘간 밀양강 둔치에서는 세계 국수축제가 열린다. 밀양은 70년 3대째 옛날 제조방식을 고집해 오고 있는 수산국수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구전으로 계승되는 비법으로 수제 국수를 뽑아내고 나흘간 자연 건조하는 전통을 이어오기 때문이란다. 올해로 2회째인 이 축제에는 국수의 전성시대를 연 ‘양푼국수’와 다이어트에 좋은 ‘한천국수’ 등도 선보인다. 면요리 특강 등 다채로운 행사도 준비되는 만큼 많은 도민들이 참여해 즐겼으면 좋겠다.

    이상목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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