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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2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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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개점 1년 만에 존폐 위기 마산 부림시장 청춘바보몰

접근성 낮고 홍보 부족해 찾는 발길 뚝
전체 점포 12곳 중 4곳만 정상영업

  • 기사입력 : 2017-04-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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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간 방치된 노후 점포에 먹거리타운을 조성해 청년창업지원·시장 활성화를 꾀한 마산 부림시장 ‘청춘바보몰’이 개점 1년 만에 대부분 점포가 폐업하고 있다.

    월세 지원 기간인 1년이 끝나는 내달부터 월세를 납부하게 되면 남아 있는 청년상인들도 버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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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부림시장 청춘바보몰 먹거리타운은 점심시간에도 찾는 손님이 없어 휑한 모습이다.

    ◆텅텅 빈 점포들= 지난 14일 오후 1시 점심시간이 채 끝나지 않은 시각이었지만 창원시 마산합포구 부림시장 C동에 있는 ‘청춘바보몰 먹거리타운’은 식사 중인 몇몇 손님을 제외하고 50명이 넘게 앉을 수 있는 홀은 텅 비어 있었다.

    청춘바보몰은 국비 2억6200만원, 시비 3000만원을 들인 청년창업지원사업으로 1년 전인 지난해 4월 15일 12개 점포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1호점을 재개장한 ‘동경커피’, 5호점 ‘공룡통닭’, 6호점 ‘작은 부엌’, 12호점에 새로 입점한 ‘빈’ 등 네 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 개점부터 남아 있는 곳은 두 곳에 불과하다.


    공식적으로는 세 곳만 나간 것으로 돼 있지만, 일부 점포는 개점 후 몇 개월 지나서는 문을 제대로 열지 않았다. 이처럼 개점 폐업 상태에 있는 점포도 있고,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해 들어오는 과정도 순조롭지 않으면서 더 이상 ‘먹거리 타운’으로서 기능이 어려운 상태다.

    ‘청춘부엌’을 운영하는 김지훈(33) 씨는 “처음에는 다들 패기있게 시작했고 월 매출이 1000만원이 넘는 곳도 있었지만 몇 개월 만에 가게 문을 제대로 열지 않은 곳도 있었다. 12월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장사가 잘 됐기에 다른 곳이 문만 열었어도 장사가 됐을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금은 손님들도 문을 닫은 걸 보고 한바퀴 둘러보고 폐점 분위기에 그냥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청춘바보몰 문제점= 청춘바보몰은 버려지다시피 한 노후 점포를 살리는 동시에 그 공간을 청년들에 창업공간으로 제공한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먹거리타운이 활성화되기에는 입지가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치를 설명하기 어려워 찾아가기 힘들고, 먹거리타운 이외에 젊은 층을 유입시킬 만한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청춘바보몰 주변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여기는 구조가 복잡해 마산에 사는 사람들도 찾기가 힘든 곳이다”며 “이곳 상인들도 청년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에 애정을 많이 가졌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노·장년층이 많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건 많이 팔지 않아 힘들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1층이지만 옆 건물과 맞물리면서 지하와 같아 보이는 구조라 환기가 어렵고, 상하수도 악취도 먹거리를 파는 곳에는 큰 단점으로 꼽힌다.

    홍보도 미흡했다. SNS 홍보 등이 활성화되지 않았으며,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이 선정한 업체에서는 전단 홍보, 경품행사, 러시아 무용단 등의 공연으로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홍보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보몰에서 나간 한 청년상인은 “무대가 세워졌지만 이벤트나 공연이 거의 열리지 않는 등 상인들 자체적으로도 장사와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이 큰 잘못이었고,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에서 한 마케팅도 청년들 타깃으로 제대로 하지 않아 홍보 효과가 꾸준히 이어지지 못했다”며 “마케팅 비용이 제대로 쓰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5월 분수령= 남아있는 점포들도 당장 5월이 걱정이다. 지금까지는 장사가 잘 되지 않아도 월세를 내지 않는다는 이점 덕에 영업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5월부터 월세를 내게 되면 더 이상 이곳에서 버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로 입점자를 모집해도 월세를 내야 한다면 이곳에서 개점할 상인들을 구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3월 중순 덮밥점 ‘빈’을 오픈한 송무빈(33)씨는 “기존 청년들은 마케팅 교육을 받고, 월세도 1년간 지원을 받았지만 신규 입점자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굳이 필요하지 않은 넓은 홀에 들어가는 조명들의 전기세, 관리비를 내야 한다”며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 문을 열었지만 한 달 정도 해보니 다른 외부 점포에 입점하는 것과 금액 차이도 없고, 시설도 열악해 계속 갈등이 된다”고 말했다.

    김지훈 씨는 “넓은 좌석이 필요 없는데도 홀 관리비와 전기세를 일괄적으로 나눠 내 점차 부담이 늘면서 지금은 월 25만원씩 낸다. 외부점포에서 하면 자기가 열심히 일해 손님을 끌어들인 만큼 권리금도 받고 나갈 텐데 여기는 하나의 타운으로 권리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구조라 객관적으로 봤을 땐 나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부림광장 개장 기대= 부림시장상인회와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은 월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10~12월께 완공 예정인 부림광장 개장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부림시장상인회 김종철 회장은 “처음엔 상당히 잘 됐는데 시장에 노·장년층이 많고 젊은층 유입 연계가 어려운 점이 있었던 것 같고, 대부분 청년들이 창업도 처음, 요식업도 처음 해보니 장사가 쉽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점포주들에 1년을 기한으로 월세 무료제공을 약속한 터라 더 이상의 연장은 힘들겠지만 월세를 절반으로 받는 것을 추진해보겠다”며 “이번 달 착공한 부림광장이 개장하면 청년몰이 광장 입구에 위치하게 돼 눈에 잘 띄고, 행사도 진행해 유동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내부에 창도 내면 환기가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창원시상권활성화재단은 새로운 입점자들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윤동주 재단 본부장은 “자영업이 어려운 시기이다 보니 청년장사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새로운 입점자를 모집해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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