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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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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미세먼지, 더 두고 볼 사안 아니다- 이상목(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17-04-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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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화의 후유증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위협이 무서운 세상이 돼버렸다. 사흘이 멀다하고 대기를 희뿌옇게 물들이는 미세먼지가 그것이다. 머리카락 지름 약 30분의 1, 100만분의 1㎜ 크기로 현미경이 아니면 그 실체를 맨눈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 미물이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불청객이라니 오싹하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속수무책 흡입한다. 특히 혈관 속으로 스며들면 배출되지 않고 축적돼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한다. 언제 사단을 일으킬지 모르는 ‘침묵의 살인자’인 셈이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석면, 플루토늄, 담배 연기 등과 함께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해놓고 있다.

    최근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경남지역의 경우 연중 7개월 이상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WHO 권고치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충격적이다. 그것도 공립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바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11개 측정소 중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의창구 용지동, 진해구 경화동, 진주시 상대동, 양산시 북부동 등의 월평균 농도가 7~10월을 제외하고는 WHO 권고치를 넘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내온 사이 이틀에 한 번꼴로 치명적인 물질에 노출돼온 셈이다. 벌써 각자의 몸 속엔 미세먼지가 적잖게 쌓였을 성싶다.

    때문에 이제 미세먼지 해법을 생존의 문제로 보고 접근할 때가 됐다. 더 두고볼 사안이 아니다. 원인을 진단하고 근원처방을 고민해야 한다. 미세먼지 원인은 국내 요인과 중국발 요인 두 갈래라고 한다. 중국발 요인은 위도 30~65도 사이에서 부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중국서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경우다. 국내 요인은 자동차 배기가스, 마모로 생긴 타이어 분진, 화력발전소 매연, 산업활동 부산물, 소각장 그을음, 음식물 조리 과정에서 분출되는 입자 등으로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충남, 인천, 남해 인근에 밀집된 화력발전소 매연도 편서풍과 남동풍 등과 결합돼 경남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원인이라 한다.

    지금까지 중국발 요인으로만 오해했는데 우리 탓도 적지 않았다. 보도를 보면 최근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급증한다고 한다. 하지만 온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를 걸러내기에는 중과부적이다. 근본 원인을 알았으니 그 원인을 해소하는 방안을 국가가 나서서 논의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민건강이 곧 국력이기 때문이다.

    한때 유럽인들이 동양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의 청명함을 경탄한 적이 있었다. ‘먼지 한 점 없이 맑고 검푸른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었던 때문이었다. 실제 6·25전쟁 당시 미군이 찍은 컬러사진들만 봐도 하나같이 쾌청한 하늘과 새하얀 뭉개구름이 조화를 이룬 하늘이 시리도록 해맑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70년 전과 같은 하늘은 가뭄에 콩나듯해졌고 연중 연무가 하늘을 가리는 지경이 돼버렸다.

    이런 심각성을 인식하고 경남도와 도교육청, 창원시 등 자치단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각 지자체 힘만으론 역부족이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긴요하다. 다행히 19대 대통령선거 주요 후보자들이 대선공약에 포함한다고 하니, 눈시린 하늘을 회복할 지혜로운 대책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이상목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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