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가고파] 삶의 미학-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4-12 07:00:00
  •   

  •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퇴근 후 친한 동료들과 간단히 맥주 한잔에 치킨 한 조각을 놓고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푼다. 물론 예전부터 업무 스트레스를 술로 푸는 직장인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퇴근 후 마시는 한잔 술이 인생의 낙이다’고 외치며 ‘부어라! 마셔라!’로 세상살이 시름을 털어버리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당나라 시인 이백(자 태백)이 지은 많은 시에도 술냄새가 풍겨나는 듯하다. 그의 시는 자유롭고 호방하다. 당대는 물론이요 지금도 그를 주선(酒仙)으로 받들고 있다. 그의 시 월하독작(月下獨酌)편에 보면 ‘석 잔 술에 큰 도 통하고(三盃通大道) 한 말 술에 자연과 하나 된다(一斗合自然)’며 음주의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잠시나마 세상 시름을 잊고 동료들과 친목을 다지는 데 술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삶의 미학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술을 빼놓고 인생을 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적인 삶의 미학을 추구한다면 의미는 조금 달라지지 않을까? 학자들 사이에서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일수록 제대로 된 저술 한 권 남기지 못한다’라는 말이 유명하다. 자신이 추구하는 일 외에 다른 영역에도 관심과 흥미를 갖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운동을 하든, 책을 읽든, 새로운 관심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든…, 평소 생각지 못한 일에 대해 고민해보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한 시기다.

    ▼술자리의 유쾌함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내가 흥미를 느끼고 관심 있는 분야에 빠져드는 것도 인생에서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오늘 마시는 한잔 술은 순간의 즐거움이지만, 오늘 밤 나를 위해 사용한 시간은 훗날 지적 자극이 넘쳐나는 인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준비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기쁨의 크기도 늘어날 것이다. 이 세상에 투자 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노력한 만큼 그 대가는 충분히 돌아오지 않을까? 먼 훗날 나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