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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로컬푸드, 소비자와 생산자의 상생관계이다- 황성보(동창원농협조합장)

  • 기사입력 : 2017-04-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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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푸드(Local-Food)운동은 예전의 신토불이(身土不二), 농도불이(農都不二) 운동을 이은 우리농산물 이용운동의 최종 지향점으로 영국, 일본과 같은 농산물유통 선진국에서는 이미 대중화된 지 오래다. 지역농업활성화를 돕고 농산물 수확 후 신속한 판매가 가능하여 친환경유통이라고 불리는 이 운동은 약 10년 전부터 국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친환경농산물 수요 급증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하였지만 아직까지 일상적이지는 않다.

    로컬푸드는 본질적으로 우리지역 농산물을 우리지역 내에서 소비하자는, 더욱 양질의 신선한 우리 먹거리를 찾자는 의미를 함축해서 나타낸 말이다. 로컬푸드의 지역적 개념은 행정적인 개념과는 다르고, 어디까지를 로컬의 범위로 볼 것인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농산물을 수확해서 1시간 이내 소비지까지 갈 수 있는 거리인 30km 내외로 정의할 수 있다. 농업인이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포장하여 매장에 진열하고 판매가 되면 다시 신선농산물을 수확하여 진열하는 100% 직거래로 운영되므로 수확에서 소비까지 일반적으로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또한 유통과정에서 붙는 유통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발달할수록 일반적으로 물류비용은 증가하는데, 이것은 물류비용 자체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기호에 맞추기 위한 선별, 냉장 등의 유통단계 증가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언론에서 접할 수 있는 “산지에서 배추 한 망에 1000원인데, 소비지에서는 1만원을 넘더라” 하는 표현이 현실에서도 가능해지는 것이며 로컬푸드는 그러한 과정이 없으므로 비용절감이 가능한 것이다.

    통합창원시는 공업도시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농업생산량도 많다.

    벼, 과수, 화훼, 채소 등을 주로 재배하며 주요농산물(벼, 단감, 수박, 당근 등) 생산면적이 7000㏊, 생산량은 약 11만t에 이른다. 하지만 창원시농협공동법인(쌀)이나 팔룡공판장·도매시장 (청과 등)으로 출하되는 농산물은 1만2000t 수준으로 지역 내 출하되는 것은 10% 남짓에 불과하며 나머지 생산량은 상인들에 의해 타도시로 유통되거나 통계에 잡히지 않는 직거래, 저온저장 등으로 처리되고 있다.

    대부분의 물량이 지역 내에서 처리되지 않으니 분명 박스에는 창원시 생산이라고 적혀 있지만 타 지역에서 창원으로 역수입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이런 과정을 거쳐 유통비용과 마진이 붙어 농산물이 더욱 비싸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조금 더 지역 농산물유통에 관심을 갖고 창원시 및 관내농협에서 로컬푸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지원한다면 창원시 차원에서는 농산물이 조금 더 값싸게 소비자인 시민에게 유통되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고,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더욱 값이 싼 신선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로컬푸드 시장은 광활하다. 창원시 농업생산량의 대부분이 타 지역에서 유통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로컬푸드 비율을 조금만 높여도 유통비용이 절감되며 창출되는 이익은 농업인과 소비자가 나눠 갖게 된다. 신토불이(身土不二), 농도불이(農都不二)의 최종 지향점인 로컬푸드의 핵심은 소비자와 농업인의 공동 이익, 결국 상생인 것이다.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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