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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무심코 던진 돌, 무심코 뱉은 말- 하태화(수필가·사회복지사)

  • 기사입력 : 2017-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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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나는 별 생각 없이 혹은 장난 삼아 던진 돌이지만 개구리의 입장에서는 생명이 오가는 커다란 사건임에 틀림이 없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나 행동이 다른 이에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정작 나 자신은 상대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나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내가 상대를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빠와 함께 즐겁게 노는 모습의 가족사진을 가져오라는 숙제를 받고 고민하는 학생이 있었다. 숙제를 내준 교사는 대부분의 학생이 부모와 같이 지내고 있으니 아빠와 함께할 수 없는 학생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빠가 곁에 없는 학생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교사이건 이웃이건 동료이건 심지어 가족끼리라도 예사로 한 자신의 언행이 상대방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비록 그 언행이 악의가 아니고 긍정적이며 선한 목적을 위함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상대는 받은 상처로 인해 의지가 꺾일 수도, 자포자기했을 수도, 마음속에 적개심이나 설움을 평생 간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배려는 상대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며, 더 나아가 그가 되어 보는 것이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를 헤아리는 마음이 습관화되어 있어야 한다. 먼저 상대가 있음을 의도적으로 의식해야 하며, 그는 나의 상상 밖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해 있을 수 있음도 인지해야 한다. 상대의 생각과 내 생각은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전제 하에 마주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배려는 선심 쓰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얼굴 모양만큼이나 다양한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각기 다른 환경 속에서 여러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사회는 경쟁의 장소가 아니라 서로 배려하며 함께 아름답고 조화로운 삶을 영위해 가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 지난날 나의 배려심 부족으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

    하 태 화

    수필가·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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