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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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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결혼·출산절벽의 여파- 이상규 정치부장

  • 기사입력 : 2017-03-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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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매년 결혼·출산과 관련된 통계를 발표한다. 통계청의 발표에 언론은 ‘갈수록 결혼과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어찌 보면 내용이 뻔한 기사를 해마다 내보낸다. 며칠 전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를 냈다. 요지는 주택매매 가격과 전셋값이 오르면 혼인율과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분석인데, 높은 주거비 부담이 실제로 결혼과 출산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이 통계는 전셋값과 혼인·출산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인데, 역시 결론은 너무나 뻔하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자. “이걸 분석까지 해야 하나. 당연한 거 아님? 당장 집 구할 돈도 없는 처지에 결혼 생각이나 하겠냐” “알아. 아니까 결혼 안하지” “요즘 취업이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서울에 아파트 한 채 갖는 게 더 어렵다는 걸 결혼하면 알게 될 것이다” “죽도록 평생 일해도 빚만 지는데 결혼하면 더 답이 없지” “출산율 기대하지 마시라. 절대 안 낳을 걸” 등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다시 한 번 보면 결혼 안 하는 추세는 뚜렷하다. 지난해 결혼한 부부는 42년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혼인은 28만1600건으로 1년 전보다 7.0%(2만1200건) 감소했다. 지난 1974년 25만9100건 이후 가장 적다. 외국인 배우자의 국적별로 보면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6.3%), 중국(28.3%), 필리핀(5.8%) 순으로 많았다. 외국인 남편 국적은 중국이 25.4%로 가장 많았다. 2013년~2015년 3년 연속 1위이던 미국(23.9%)은 2위로 밀려났다.

    ▼우리나라는 갈수록 혼인을 하지 않는 데다 출산율(2016년 1.25명)도 매우 낮다. 정부는 결혼과 출산절벽으로 연금 등 미래 세대가 떠안아야 할 짐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당장 보이는 현실은 정년퇴직한 중·장년층이 다 큰 자녀를 데리고 사는 모습이다. 퇴직자들이 노후 자금으로 결혼 안 한 자녀들을 부양하는 모습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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