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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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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봄 도다리와 숭어-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3-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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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바람의 향기로움이 코끝을 간지럽힌다. 들녘 곳곳엔 봄을 노래하는 매화, 산수유, 목련꽃들이 활짝 웃으며 우리를 반긴다. 이맘때쯤이면 바다에서도 봄을 알리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봄 내음 가득한 별미 음식으로 유명한 ‘도다리 쑥국’을 비롯해 보양식 ‘주꾸미’, ‘보리숭어’ 등 입맛을 돋우는 제철 음식들이 우리를 자극한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다. 봄철 보양식으로 좋은 도다리는 살을 발라내어 회로도 좋지만 향긋한 쑥향이 어우러진 ‘도다리 쑥국’으로도 일품이다. 담백한 도다리 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고, 향긋한 쑥은 우리의 후각을 자극한다. 한번 맛을 보면 그 시원한 맛을 잊을 수 없어 다시 찾기도 한다. 봄도다리는 지방이 적고 담백하며 열량이 낮고 비린내가 적은 대신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음식으로 여성들도 즐겨 먹는다.

    ▼봄보리가 필 무렵이면 우리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또 하나 ‘숭어’가 있다. 예전에는 생선 취급도 하지 않던 숭어가 요즘은 값싸고 맛있어 생선 횟감으로 봄도다리와 함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계절 중 봄보리가 필 무렵 잡힌 숭어가 가장 맛이 좋다 해서 ‘보리숭어’로 불리기도 하는 숭어는 봄에 가장 맛이 달고 차져 최고의 대접을 받는다. ‘겨울 숭어가 앉았다 나간 자리, 뻘만 훔쳐먹어도 달다’는 말이 여기서 비롯됐다.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도 ‘고기 맛이 달고 깊어서 물고기 중에서 최고다’라고 했다.

    ▼봄의 향기는 이렇게 우리들에게 성큼 다가와 눈과 입을 즐겁게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냉랭하기만 하다. 5월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대선주자들이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고, 이 과정에서 검증을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 또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박사모의 집회가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사회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추운 겨울이 가면 따스한 봄이 오듯 이제는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등 정치적 이념의 논쟁을 모두 내려놓고 억지, 반복, 갈등이 없는 이제는 정말 따스한 봄을 맞았으면 한다.

    이준희 문화체육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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