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사설] 그냥 넘길 일 아닌 남해군 ‘의장 나눠먹기’

  • 기사입력 : 2017-03-22 07:00:00
  •   

  • 사천시의회에 이어 남해군의회도 ‘의장 나눠먹기’를 합의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 남해군 김정숙 의원 페이스북의 ‘2014년 6월 19일 합의각서’를 통해 민망할 정도의 추태가 드러난 것이다. 옛 새누리당 의원 6명이 합의한 각서를 보면 상반기 박광동 의원, 하반기 김정숙 의원이 의장을 맡는 것으로 돼 있다. “전원 합의하고 상·하반기 의정 회기 내에 약속 지킬 것”이란 명시도 보인다. 그동안 의장단 야합설을 부인해온 지방의회들의 추잡한 민낯을 보여주는 각서나 진배없다. 지방의회 의장단이 친목계처럼 돌아가면서 맡는 것인지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뼈를 깎는 자성(自省)부터 해야 할 때이다.

    지방의회가 부활된 이후 온갖 잡음으로 시끄러운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이 잇달았다. 의원들의 마음이 애초부터 ‘콩밭’에 가 있다는 비난을 모면하기 힘든 일이 연이어 벌어지기 일쑤다. 사천시의회와 남해군의회의 제 밥그릇만 챙기는 후안무치한 행태는 한참 도를 넘어섰다. 지역민들의 의회 환멸이 커지고 있으나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있어 정말 답답하다. ‘지역일꾼’으로서 책임은 내팽개친 이들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만 높아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동안 지역민의 질타도 귓등으로 흘려들은 것이나 다름없다. 의장단 구성에 목을 매면서 역대 최악의 지방의회라는 꼬리표를 달기 일보 직전이다.

    도내 일부 지방의회의 의장단 임기 나눠먹기나 임기 쪼개기는 대충 넘길 사안이 아니다. 당선증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나눠먹기 싸움과 잡음을 일으키는 작태를 수없이 봐왔다. 넉넉지 않은 지방재정 속에 지역현안을 외면한 채 ‘감투싸움’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민생 챙기기보다 허송세월만 한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방의회가 어느 것 하나 정상적이지 않은 가운데 도덕적 해이가 갈 때까지 간 느낌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면서 지방의회가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임이 분명하다.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소리를 도매금으로 듣지 않으려면 운영과 의원들의 책무를 놓고 대수술이 시급하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