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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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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를 꿈꾸는 경남 체육인] (9) 창원시립곰두리 휠체어컬링팀

‘희망 스톤’ 장애 벽 넘고 정상으로 !
남자 5명·여자 2명으로 구성
주 3~5회 전술훈련·실전연습

  • 기사입력 : 2017-03-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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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일 오전 7시, 이른 아침부터 창원서부스포츠센터 지하 2층 빙상 경기장에는 여러 명이 휠체어를 탄 채 빙판 위를 미끄러져 가는 둥근 물체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둥근 물체는 바로 스톤(Stone)으로, 올림픽 동계 종목 중 하나인 컬링(Curling) 경기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공이다. 무게가 자그마치 20kg(19.96kg)에 육박하지만, 빙판 위를 미끄러져 가는 모습을 보면 솜털보다 가벼워 보일 정도다.

    컬링은 이러한 스톤을 하우스라고 하는 둥근 표적에 가까이 정지시키도록 하는 경기로, 각각 임무(리드, 세컨, 서드, 스킵)를 맡은 선수가 힘을 합해 완성하는 대표적인 동계 스포츠다.

    다소 생소해 보일지 모르는 컬링에 매진하는 장애인이 있다. 주인공은 바로 창원시립곰두리 휠체어컬링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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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립곰두리 휠체어컬링팀 김우진(맨 왼쪽) 감독과 7명의 선수들이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올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창단돼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휠체어컬링팀의 면면은 화려하다. 총 7명(남자 5, 여자 2)으로 구성된 팀에 조민경과 이동하 선수는 지난해 7월 2018년 평창 장애인동계올림픽 국가대표 리드와 세컨드 포지션으로 선발됐다. 또 남봉광 선수와 10년 구력의 정태영 선수는 국가대표 후보 순위 1·2위에 올라 있다.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만큼 입상 경력도 남다르다. 창단 다음 해인 2008년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7위에 이어, 4위(2009)→2위(2010)→1위 (2011)→5위(2012)→3위(2013)→1위 (2014)→2위(2015)→7위(2016)→5위 (2017) 등의 성적을 거둬왔다. 각종 전국대회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꾸준히 내고 있고 특히 2011년에는 휠체어컬링팀 전체가 국가대표팀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휠체어컬링은 비장애인(일반) 컬링과 달리 스위퍼를 사용할 수 없어서 더욱 수준 높은 경기력이 요구된다. 김우진 휠체어컬링팀 감독은 “휠체어컬링은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하는 경기다. 일반 컬링은 스톤을 던지고 나서 스위퍼를 이용해 공의 속도나 방향을 조절할 수 있지만, 휠체어컬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경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2급의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선수들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주 3~5회 훈련하는 휠체어컬링팀은 대관 시간 등으로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빙상장에서 실전 연습 경기를 하고, 이후 체력 훈련과 전술훈련을 한다. 이러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보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릴 정도로 고도의 두뇌 싸움을 요구하는 컬링은 7명의 선수로 하여금 끊임없이 훈련에 임하게 한다.

    조민경 선수는 “컬링이 보기에는 몸을 많이 쓰지 않아 굉장히 정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머릿속에서는 끊임없이 다음 수를 생각하게 하는 동적인 운동이다”며 “이러한 매력이 컬링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훈련에 더욱 매진하게 된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컬링팀의 주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킵 포지션의 정택영 선수는 “체스는 혼자서 두지만, 컬링은 함께 두는 체스 경기라고 볼 수 있다”며 “게다가 휠체어컬링은 남녀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하는 규칙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운동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우진 감독은 “경상남도장애인체육회와 경상남도장애인컬링협회가 꾸준히 지원해준 덕분에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창원시체육회로부터 지원을 받게 돼서 팀이 더욱 활성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고휘훈 기자 24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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