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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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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획-‘삶의 질’ 종합지수 첫 공개] 잘 살게 됐는데… 잘 살지 못하지?

한국 삶의 질 학회·통계청, 2006년 기준 12개 영역 증감률 산출
2015년 삶의 질 11.8% 증가… GDP 증가율 절반에도 못 미쳐
가족·공동체 지수는 10년 전보다 낮아… 현실 체감 괴리 지적도

  • 기사입력 : 2017-03-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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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쟤, 잘 살아" 하는 말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까. "잘 산다"는 표현은 여러 의미로 해서될 수 있지만 언제부턴가 경제적으로 부유한 상태를 주로 일컫는 말이 됐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갈 때 의식주를 해결하고, 존중받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최소한의 자본이 필요하며, 단순히 그 이상으로 자본이 한 사람의 삶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것임을 드러낸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경제적으로 부유해졌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06년 2263만원에서 2015년 2984만원으로 뛰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질은 721만원어치 더 높아졌을까?
     이 질문에 대해 통계청과 한국 삶의 질 학회가 공동으로 답을 내놓았다. 잘 살게 된 만큼 잘 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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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란?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는 국민의 삶의 질과 사회발전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해 국민 삶의 질을 살펴야 하는 정책에 기초자료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함에도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고, 저출산과 사회갈등 심화, 자살률 상승 등 사회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GDP 중심의 경제지표에 한계를 극복하고, 질적 성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나왔다.

    실제로 경제적 지표가 아닌 삶에 대한 만족도 등을 조사한 지표에서 한국의 순위는 하위권을 차지한다.

    갤럽자료를 보면 2011년 이후 한국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2015년 세계행복보고서(WHR) 점수도 5.835로 OECD 평균인 6.605에 뒤떨어져 34개국 가운데 27위로 하위권을 차지했다.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 초반을 차지하는 한국의 삶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삶의 질과 사회발전을 측정하려는 개별국가적, 세계적 움직임도 21세기 들어오면서 더욱 활발해져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는 데 힘이 실렸다.

    지난 2009년 제3차 부산 OECD세계포럼을 계기로 지표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가 추진되기 시작했다.

    국민 삶의 질 지표는 소득·소비, 고용·임금, 사회복지, 주거, 건강, 교육, 문화·여가, 가족·공동체, 시민참여, 안전, 환경, 주관적 웰빙 등 12개 영역의 80개 지표로 구성했다. 80개 지표 가운데 70%는 객관지표, 30%는 주관지표로 구성해 다양한 방면에서 삶의 질을 도출해내려고 노력했다.

    2014년부터 지표나열 방식으로 서비스해오고 있었지만 전체 삶의 질 측정 결과를 요약한 종합지수를 작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제기돼 왔다.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는 한국 삶의 질 학회가 2006년을 기준연도(100)로 한 해당연도의 비율을 단순 평균내 영역 종합지수를 만들고, 이를 다시 단순평균내 산출한 것이다.

    한국 삶의 질 학회와 통계청은 종합지수 작성방식에 있어 캐나다의 종합지수인 CIW(Canadian Index of Wellbeing)를 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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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성장 못 따르는 삶의 질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2015)는 기준연도인 2006년에 비해 1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1인당 실질 GDP 증가율 28.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약 41.3% 수준이 오르는 데 그쳤다. 삶의 질은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나아지지 못했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된 것이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교육(23.9%), 안전(22.2%), 소득·소비(16.5%), 사회복지 (16.3%) 등의 영역이 종합지수의 개선을 이끌었고, 가족·공동체(-1.4%), 고용·임금(3.2%), 주거(5.2%), 건강(7.2%) 영역에서는 전체 종합지수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가족·공동체 영역은 12개 영역 가운데서 유일하게 10년 전보다 뒷걸음질 친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공동체 영역을 이루는 지표는 한부모 가구 비율, 독거 노인 비율, 자살률, 사회적 관계망, 사회단체 참여율, 가족관계 만족도(주관), 지역사회 소속감(주관) 등 7개였다.

    자살률이 10만명당 21.8명에서 2015년 26.5명으로 늘고, 한부모 가구의 비율도 8.8%에서 9.5%로 느는 등 부정적 지표가 늘고, 사회적 관계망과 가족관계 만족도, 지역사회 소속감 등은 큰 오름세를 보이지 않았다. 사회단체 참여율만 1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수와 현실의 괴리

    삶의 질을 처음 측정해냈다는 데 의의가 있지만 아직 미비한 통계지표 등으로 지수와 현실 체감과는 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국민들은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으며 특히 정부의 재난정책에 대한 불신이 만연해졌음에도 안전분야의 종합지수가 2006년보다 22.2% 상승해 10년 전보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왔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주관적 인식인 사회안전 평가는 2013년 11.4%에서 2014년 9.2%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도로사망률과 아동안전사고 사망률, 산업재해율과 같은 객관적 지표가 꾸준히 개선되면서 전체적으로 지수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 높은 사교육 의존도와 교육비 부담, 입시 제도의 병폐, 청년실업 증가 등을 생각하면 교육 영역의 지수도 10년간 23.9% 개선됐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고등교육 이수율과 유치원 취원율이 개선되면서 지수가 나아졌다고 해명했다.

    통계청은 국민 삶의 질 지표에서 정의하는 삶의 질은 ‘삶에 대한 만족도’뿐 아니라 ‘개인의 삶의 질’과 ‘사회의 질’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향후 한국적 상황을 반영한 가중치를 더한 지수들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지수는 시범적으로 선보인 지수로서, 앞으로 삶의 질 측정에 다양한 시각을 가진 연구기관, 개인이 새로운 방식의 종합지수 작성을 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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