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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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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허울뿐인 주민설명회- 김윤식(산청거창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17-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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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군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밤머리재 터널’ 공사가 보상협의를 마친 지역은 지금 벌목과 토목공사가 시작됐다.

    전국에서 단풍으로 유명해 가을철이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밤머리재는 해발 600m의 급경사와 굴곡이 심한 국도 59호선의 삼장면 상촌리~금서면 평촌리 간 17㎞ 산악도로다. 이 사업은 사업비만 868억원이 들어가고, 공사 구간은 터널 구간 3㎞ 포함해 총 6㎞이며 오는 2023년 3월 준공 예정이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산청읍 통영대전고속도로 산청IC에서 지리산 입구인 시천면(원리교 기점)까지 통행 거리가 종전 25.6㎞에서 18.6㎞로 단축되고 통행시간도 30분에서 10분대로 줄어들어 탐방객 증가와 함께 서부경남의 새로운 관광 루트가 형성될 것으로 주민들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밤머리재 도로는 굴곡과 경사가 심하고 겨울철에는 결빙으로 차량 통행이 뜸해 1995년 개통 이후 지역 간 연결도로 및 지리산 진입도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군이 10여년 전부터 터널 공사사업을 추진했다.

    산청군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차례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사업 구간 등을 설명하고, 터널이 뚫리면 산청읍에서 지리산으로 가는 길이 한결 빨라지고 산청읍에서 시천·삼장면까지 통행시간이 크게 단축돼 지역 간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러나 시행사가 최종 사업 선정지역을 주민설명회 때와 달리 하천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일부 지역은 설계를 변경해 사업을 추진하는 바람에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한 주민은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갑자기 한국감정원 보상사업본부 동남권거점보상사업단으로부터 손실보상 협의 요청서를 받아 보니 대대로 내려오는 조상묘지가 사업 변경지역에 포함되는 바람에 묘지 이장 장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또한 묘지 이장 후에 보상액을 지급하기 때문에 묘지를 이장할 장소가 있어도 돈이 없는 사람은 묘지를 이장할 수 없는 입장이다.

    사업 결정을 내리기 전 주민설명회를 하는 이유는 주민들에게 사업을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목적인데, 시행사가 설계를 변경해 이미 모든 결정을 내린 뒤 지역 주민에게 일방적인 통보만 하는 밀어붙이기식 사업 추진을 한다면 주민설명회를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시행사가 임의대로 변경한 지역에 포함된 토지소유자들을 만나 양해를 구하고, 수차례에 걸쳐 실시한 설명회가 허울뿐인 설명회라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윤식 (산청거창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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