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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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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혈세 또 투입 대우조선, ‘밑 빠진 독 물’ 걱정

  • 기사입력 : 2017-03-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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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의 추가지원과 관련해 가능한 한 신규자금을 조성해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혈세 추가투입을 놓고 ‘밑 빠진 독 물 붓기’ 아닌가라는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대우조선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지원을 서두르자 국민들은 매우 걱정스럽다는 표정이다. 불과 3개월 만에 신규자금 추가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정부대책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는 소리가 높아지는 연유다. 조선업계 상황이 급변한 것도 아닌데 한 치 앞도 예측하지 못하는 대책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대우조선의 부실을 놓고 졸속 또는 미봉책으로 지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대우조선의 자금사정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당장 다음달 21일 4400억원을 시작으로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고 한다.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할 처지인 것이다. 여기에 법정관리로 문을 닫을 경우 57조원의 손실이 발생함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장기적 피해를 감안하면 추가지원이 훨씬 적은 금액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간 대우조선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추가지원은 고육책이나 다름없다. 추가지원의 키를 쥔 정부가 불확실성만 키우는 방향의 지원정책을 펴는 꼴이 돼서는 안 된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응이 필요한 때이다.

    독자생존이 어려워진 대우조선의 추가지원을 놓고 정부의 고민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지원으로 유동성 위기를 잠시 넘긴다 해도 잇단 자금부족이 예상되는 점에서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지원을 중단하면 손실이 워낙 큰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미 많은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을 놓고 정부와 채권은행들의 속앓이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끝내 지원을 하겠다면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 어느 부문부터 해야 할지 심사숙고해야 하겠다. 여기에 더욱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보다 명확한 회생 시나리오가 뒤따라야 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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