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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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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다함께 승리의 축배를- 하태화(수필가·사회복지사)

  • 기사입력 : 2017-03-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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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욕구만 충족되면 평화가 유지되는 동물의 세계와는 달리 인간이 사는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두 사람 이상이 모이면 사회가 형성되고, 그 사회는 구성원의 각기 다른 삶의 모습과 가치관, 그리고 서로의 이해관계로 인해 얽히고 설킨 복잡한 인간관계가 뒤따른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의 눈에 나는 어떻게 비쳐지고 있을까.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며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져 보자.

    눈에 보이는 사람들의 다양한 생김새는 알지만, 보이지 않는 생각의 다양함을 모르는 나는 어리석은 패배자이다. 타인이 하는 일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불평하는 나는 안타까운 패배자이다. 바뀌어 가는 세상에 순응하지 못하고 옛 시대 사고의 틀에 갇혀 있는 나는 고지식한 패배자이다. 우물 안의 작은 상식으로 우물 밖 넓은 세상을 부정하는 나는 무지한 패배자이다. 동전 한 닢 양보 못해 사사건건 따지며 매사 검투사처럼 덤비는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영혼이 측은한 패배자이다. 화해로 내미는 손을 끝내 잡아주지 못하는 나는 스스로 소외된 영원한 패배자이다.

    헌신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다른 이의 무관심에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당신은 순수한 사랑을 가진 승리자이다. 상대의 능력에 맞춰 권한의 위임과 창조적 사고 기회를 부여하는 당신은 어깨 가벼운 승리자이다. 자신에게 베풀어 준 타인의 행동에 감사가 넘치는 당신은 마음 풍요로운 승리자이다. 상대를 외모로 평가하지 않고 내면의 인격을 존중해 주는 당신은 성숙한 승리자이다.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대상을 보면 도울 방법을 먼저 생각하는 당신은 향기 나는 승리자이다. 나의 큰 아픔보다 다른 사람의 작은 아픔을 더 크게 느끼는 당신은 숭고한 승리자이다. 포용하고 희생하는 리더의 덕목을 갖춘 당신은 자랑스러운 승리자이다. 화평을 위해 화해의 손을 먼저 내미는 당신은 용기 있는 승리자이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때로는 승리자가, 때로는 패배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서로 상대를 배려해 주는 따뜻함이 가득한 곳에서 함께 승리의 축배를 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태화 (수필가·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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