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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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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45)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35

“낭만적이시네요”

  • 기사입력 : 2017-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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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으로 수색 지역의 땅값을 검색했다. 수색 지역은 평당 1200만원 선에서 땅값이 형성되어 있었다. 재개발이 이루어진 지역은 평당 1500만원에서 1800만원 선이었다. 2500만원대가 넘는 강남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경우에 따라 평당 500만원은 이익을 남길 수 있겠구나.’

    서경숙은 빠르게 계산을 했다. 평당 500만원이면 100평의 경우 5억원, 200평이면 10억원을 남길 수 있었다.

    강병훈에게서 전화가 온 것은 8시가 조금 지났을 때였다.

    “너무 늦게 전화 드린 것 아닙니까?”

    강병훈은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괜찮아요. 잘 지내셨어요?”

    서경숙은 상냥하게 전화를 받았다.

    “예. 혹시 시간 되시면 맥주 한잔 하시겠습니까? 비가 오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해서요.”

    “비가 오나요?”

    서경숙은 고개를 들고 창문을 응시했다. 밖은 캄캄하게 어두웠고 창문으로 빗방울이 묻어나고 있었다.

    “예. 봄비가 오고 있습니다.”

    “어디에 계세요?”

    “청계천 쪽에 있습니다. 시청에서 구청장들 회의 끝내고 이쪽으로 나왔습니다.”

    “그럼 나갈게요. 주소를 문자로 보내주세요.”

    서경숙은 강병훈과 약속을 하고 외출 준비를 했다. 검은색 투피스에 베이지색 코트를 걸치고 택시를 탔다. 거리는 철이른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있었다.

    강병훈은 우산을 쓰고 청계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서경숙이 택시에서 내리자 재빨리 우산을 씌워주었다.

    “낭만적이시네요. 이렇게 비오는 날 청계천을 걸으시고….”

    서경숙은 웃으면서 강병훈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자가 남자에게 손을 내미는 것은 친밀감의 표시고 남자들이 좋아한다.

    “청계천을 와 본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회의 끝내고 나오니까 빗방울이 떨어져 여기까지 걸어오게 되었습니다.”

    강병훈이 서경숙의 손을 잡았다.

    “회의가 이제 끝났으면 식사는 어떻게 하셨어요?”

    “구내식당에서 했습니다. 시장님과 함께… 구청장 회의가 있었거든요. 경숙씨는 어떻게 했습니까?”

    “저도 식사를 했어요.”

    “그럼 청계천을 좀 걸을래요? 청계천을 한 번도 걸은 일이 없어요. 그동안 뭐가 그렇게 바빴는지 여기를 와 볼 수가 없었어요.”

    “좋아요.”

    서경숙은 강병훈과 함께 청계천으로 내려갔다. 비가 오고 있었으나 청계천을 걷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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