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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리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하태화(수필가·사회복지사)

  • 기사입력 : 2017-03-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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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령화율이라고 하는데, 7% 이상은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라고 한다. 통계청의 2017년 연령별 추계인구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총인구 5100만명, 65세 이상 인구 715만명으로 고령화율은 14%,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불과 8년밖에 걸리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다. 이런 급속한 고령화 속도에 걸맞게 노인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변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 우리는 노인이 느끼는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노인이 불편함을 안고 살고 있다는 것을 인식이라도 하고 있을까. 계단을 오를 때 왜 저리 힘든 표정을 지을까, 걸음걸이는 왜 저렇게 느릴까 하며 의아해하지는 않았는가. 노인이 겪는 불편함을 알아야 대책을 마련할 수가 있는데,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아 알 수가 없다. 모르기 때문에 노인이 다니기 편하도록 집안 구조를 바꿀 생각도, 앉고 일어서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온돌 대신 침대를 넣을 생각도 못하는 것이다. 길거리에는 신호 짧은 횡단보도만 있을 뿐 쉬어 갈 만한 벤치 하나 없는 현실이다.

    미리 노인이 되어 보는 ‘유사노인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허리, 관절, 다리가 부자연스럽도록 제작된 체험복, 눈에는 어두운 안경, 귀에는 헤드폰, 손에는 장갑으로 신체와 시각, 청각, 촉각 등을 80세 노인의 상태가 되도록 하여, 지팡이에 의지해 계단 오르내리기, 물병의 뚜껑 열어보기, 버스 타보기 등의 체험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노인이 된다. 미래의 나를 위해서라도 노인이 생활하기에 편한 사회로 바꿔야 한다. ‘유사노인체험’으로 노인의 불편함을 느껴 보기를 권한다.

    노인복지법에서 정한 노인학대란 노인에 대해 신체적·정신적·정서적·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말한다. 집안이나 이웃한 노인의 불편한 생활을 모른다는 것은 고의성 여부를 떠나 방임이다. 방임은 범죄행위이다. 우리도 언젠가는 분명 노인이 된다.

    하태화 (수필가·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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