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30일 (토)
전체메뉴

[생활] 집에서 즐기는 봄꽃

집 안에 들인 봄 내 맘에 피는 꽃

  • 기사입력 : 2017-03-08 22:00:00
  •   
  •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개화일이 일러 벌써 매화가 활짝 펴 봄을 느끼게 한다. 여기저기 아름답게 피는 봄꽃 덕분일까,

    정끝별 시인은 봄을 두고 ‘털끝만한 그늘 한 점 없이 오직 예쁠 뿐!’이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네 계절의 첫 번째로 꼽히면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봄, 꽃을 들이기 좋은 때다.

    사시사철 꽃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지만 인위적으로 봄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곳에서 자란 것들을 받을 뿐이다. 지금이야말로 자연이 만들어낸 꽃들을 보고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색채연구소 팬톤에서는 올해의 색으로 싱그러운 나뭇잎에서 따온 ‘그리너리(GREENERY)’를 꼽으며 ‘희망’을 느끼게 하는 색이라고 했다. 자연이 주는 생동감과 희망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닐까.

    자연이 주는 안락함을 느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창원 오리카플라워스튜디오 전지영 플로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봄꽃 고르는 법과 봄꽃을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메인이미지

    ◆어떤 꽃 고를까

    봄에는 꽃이 지천으로 핀다. 꽃집에서 산 꽃들도 좋고, 담벼락 아래 피어 있는 꽃, 들판에 핀 꽃들도 모두 좋은 소재가 된다. 농가에서 키운 뒤 잘라 ‘절화’된 상태로 꽃시장에 들어오는 꽃이나 평소 우리가 보는 꽃은 다를 바 없다. 절화된 후 유통된 꽃보다 흙과 물 밖에 있는 시간이 훨씬 짧기 때문에 들이나 집에서 꺾은 꽃들이 훨씬 싱싱하고 오래간다.

    꽃을 산다면 봄에만 볼 수 있는 꽃들을 사는 것도 봄의 특권을 누리는 일이다. 구근식물, 즉 둥근 뿌리를 갖고 있는 식물들이 대표적이다. 히야신스와 수선화, 라넌큘러스, 튤립, 카라 등이 있다. 향기도 좋고 수경재배로 기르기도 쉬워 봄을 쉽게 맞을 수 있다.

    나무에 꽃이 피는 화목류로는 벚꽃나무, 매화나무, 설유화, 조팝나무 등이 있다.

    전지영 플로리스트는 “화목류 종류는 수입도 되지 않고, 드라마 ‘도깨비’에 소개됐던 메밀꽃은 초여름 꽃으로 시장에 나오지도 않는 꽃이어서 정말 봄에 즐길 수 있는 희귀한 소재다”며 “오래 볼 수 있어 두기에 좋다”고 말했다.

    메인이미지
    꽃 줄기 끝 부분을 사선으로 잘라야 물을 쉽게 빨아들일 수 있다.


    ◆어떻게 꽂을까

    꽃다발을 받거나 결혼식의 생화를 받게 되는 등 예상치 않게 꽃을 받거나, 꽃을 직접 사도 어떻게 하면 예쁘게 꽂을 수 있을까 고민되는 때가 많다.

    따로 꽃병을 사지 않아도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손색없는 장식 방법을 알아본다.

    -와인잔 혹인 샴페인잔, 유리컵에 물을 따른다. 예쁜 물병이나 주스병, 화장품 공병, 디퓨저병 등을 깨끗이 씻은 뒤 사용해도 좋다.

    -꽃 줄기 아래를 사선으로 자른 뒤 물에 담길 부분의 잎사귀는 제거하고 하나씩 꽂아준다. 절화의 경우는 꽃이 잘린 시간이 오래 지나 물관이 막혀버렸기 때문에 끝부분을 잘라 다시 물관이 활성화되는 부분을 물에 닿게 해주는 것이다. 사선으로 잘라야 물관 표면이 물에 닿는 면적이 넓어져 물을 쉽게 빨아들일 수 있다.

    -잎사귀 소재와 꽃의 비율이 3:1이 되는 것이 예쁘다.

    -리듬감 있게 높낮이를 조절해서 꽂는 것이 조화로우며, 컵이나 병의 입구가 넓어 꽃들이 벌어지는 경우, 끈으로 다발을 묶으면 안정된 모양으로 꽂을 수 있다.

    -꽃이 시들해진 경우, 냅킨 위에나 테이블 위에 꽃을 한 송이 올려놓아도 식탁 분위기가 달라진다.

    -수분감이 많이 없어 단단한 꽃일 경우 생생할 때 생화로 보다가 드라이플라워로 만들면 오래 볼 수 있다. 본체가 단단해야 말려도 형체와 색감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런 꽃들이 있다면 옷걸이에다 한 송이씩 실로 뒤집어서 묶어 햇볕이 들지 않는 세탁실이나 서늘하고 통풍 잘되는 곳에 2주간 말리면 예쁘게 말릴 수 있다.

    메인이미지
    컵이나 병 입구가 넓을 경우 끈으로 다발을 묶으면 안정된 모양으로 꽂을 수 있다.


    ◆꽃을 오래 보려면

    예쁜 꽃을 오래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꽃의 생존은 물과 직결된다.

    꽃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기가 물을 빨아들이는 힘이 줄어들기 때문에 계속 줄기를 짧게 잘라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에는 꽃잎 아래까지 짧게 잘리면 물에 띄워서 연출할 수도 있다.

    꽃은 깨끗한 물에 담갔을 때 오래가는데, 쉽게 탁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꽃에 박테리아가 자라면서 탁해지는 것. 물 탁함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꽃을 담간 물에 락스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효과가 있다. 물은 차갑게 유지하는 것이 좋으므로 얼음을 한두 조각을 넣어도 좋다.

    화분에 심긴 꽃은 햇볕을 받아 생장을 하지만, 절화는 햇볕을 세게 받게 되면 꽃이 너무 일찍 피고 쉽게 늘어질 수 있다.

    메인이미지
    플로리스트 전지영씨가 봄꽃으로 쉽게 장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꽃가꾸기의 효능

    꽃은 보기에만 예쁜 것이 아니라 마음 안정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색깔이 다채롭고 섬세한 꽃을 다루면서 심신을 달래는 것. 원예심리치료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꽃을 만지면 여유로워지고 차분해져서 치료에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경남화훼협회 이정윤 회장은 “재소자들에게 꽃으로 치료를 해오고 있는데 처음에 자신의 고집대로 하면서 어느새 이 시간에 푹 빠져 꽃 만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경이로울 때가 많고, 스스로도 수십년간 꽃을 만지면서 나타난 변화가 놀랍다”며 “봄에 각자 좋아하는 꽃을 직접 만지고 지켜보다 보면 봄에 찾아올 수 있는 무기력함이나 우울증을 이겨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사진=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슬기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