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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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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잘’ 말하기- 김영애(창원 도계중 교장)

  • 기사입력 : 2017-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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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공기와 음식을 제외하고, 말만큼 우리의 삶과 밀착된 것도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에서 말은 사람들 사이의 거멀못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평생 쌓았던 선한 일과 업적도 한순간에 무너뜨리기도 한다.

    목소리에는 표정과 온도가 있고 말에는 혼이 담긴다. 하지만 넘쳐나는 전자매체는 성찰과 사유를 제한하고 우리의 언어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말이 헤퍼지고 거칠어지고 있다. 어쩌면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청산유수처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잘 말하는 것이어야 한다. 잘 말한다는 것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긍정적이거나 희망적인 말로 꿈과 소망을 심어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말을 함부로 하다가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망신당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고,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 했으니, 백 마디 말로 설명하기보다 한마디 말로 설득하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말한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죽는 거”라고. 나는 말한다. “말은 바로 그날부터 살기 시작하는 거”라고 한 에밀리 디킨슨처럼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히 가려서 해야 할 것이다.

    말은 내면의 소리이며 무한한 힘을 지닌 에너지이기도 하다.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는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 “소련 전차처럼 쳐들어갔다가 프랑스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오겠다”는 등 경기를 할 때마다 꼭 명언을 남겼다. 그는 수많은 승리를 했고 나중에 이런 말을 했다. “내 승리의 반은 주먹이고, 반은 말에 있었다.” 이처럼 말에는 각인력, 견인력, 성취력이 있다.

    말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긍정적인 말로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 막말과 비난하는 말 대신 격려와 칭찬, 감사의 말을 주고받음으로써 따뜻한 인간성을 회복하고 우리 사회의 온기를 회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긍정적인 내면의 언어로 참말, 옳은 말, 할 말을 가려 가면서 잘 말하는 사람이 참 그리운 세상이다.

    김영애 (창원 도계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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