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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고용시장에도 봄이 오길- 양영석(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7-0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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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고용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한줌 온기조차 찾을 수 없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헬조선을 외치고, 일터에서 쫓겨났거나 은퇴한 중장년들은 마땅한 일자리를 못 구해 좌절하고 있다. 내수시장 위축 속에 조선, 철강, 중공업, 화학 등 공급 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미국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는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어려운데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실제 지난 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0만명으로 지난 2015년 3월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해 1월 456만명과 비교하면 16만명이 줄어들었다.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만들어내는 평균 일자리가 30만~40만개라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규모다.

    한 조사에 따르면 2월 대학 졸업 예정자 가운데 정규직 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17%에 그쳤다. 비정규직 취업 또는 인턴·아르바이트 등을 하는 비율(22.2%)이 더 높았다. 응답자의 60.6%는 아예 취업에 성공하지 못했다. 요즘 대학 졸업자와 취업준비생들의 심정은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시 소군원(昭君怨)에서 노래한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오랑캐 땅이라 꽃과 풀이 없으랴마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이지 아닐까.

    상황은 앞으로 더 나빠질 조짐이다. 대학 입학생이 36만명 수준으로 가장 많았던 10~14학번들이 올해부터 쏟아져 나오면서 졸업생이 향후 3년 동안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300인 이상 기업의 상반기 채용계획은 3만명으로 지난해보다 8.8% 감소했다.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는 되레 줄어드는 것이다.

    올해는 청년실업률이 10%를 넘어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국가 리더십은 실종됐다. 대통령의 탄핵심판 국면 속에서 정책추진 동력이 약화된 상태다. 최악의 실업대란 속에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처럼 나라 곳간에 의지하는 논의만 무성할 뿐 미래지향적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처방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로 떠오르자 유력 대선주자들은 앞다퉈 일자리 창출 해법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로 하여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투자환경 조성보다는 유권자들의 표만 의식한 포퓰리즘 경쟁으로 흐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일자리 창출 전략을 재정지원과 공공부문에서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돈을 풀거나 공공기관의 채용을 늘리면 일자리는 일시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다. 그 부작용의 대가는 국민 부담으로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도록 하고, 투자 확대가 고용을 촉진하고, 고용확대가 다시 소비를 진작하는 선순환이 답이다. 기업이 왜 일자리를 못 만들고 있는지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처방을 내야 한다. 9급 공무원 시험에 수십만명이 지원하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청년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피부에 와 닿는 일자리 창출 정책을 제시하고 강력한 의지와 추진력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이가 대통령으로 뽑히길 바란다. 양영석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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