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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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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사천시의회의 패거리정치- 정오복(부국장대우 사천본부장)

  • 기사입력 : 2017-0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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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국민의 지탄 대상이다. 보스 주변으로 모이고 행동한다. 떼거리로 몰려다닌다. 자식들이 부모 직업 밝히기를 부끄러워한다. 자칭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의리파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치인과 조폭의 공통점인데, 7대 사천시의원들의 행태와 비교된다.

    사천시의회의 의장·부의장 ‘임기 쪼개기’ 야합이 5개월 만에 사실로 드러났다. 시의회는 지난해 3개월 동안 파행을 거듭하다 시민들의 거센 비판 여론에 밀려 쫓기듯 후반기 원 구성을 했다.

    하지만 이때 임기 쪼개기란 꼼수를 썼다. 당시 기자들이 의혹을 제기했지만, 의원들은 뻔뻔하게 부인하거나 비겁하게 침묵했다. 그러나 속임수는 시한이 짧은 법, 5개월여 만에 스스로 치부를 드러냈다.

    김현철 의장은 (임기 쪼개기가) 떳떳한 약속은 아니지만,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리(?)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반대진영 여섯 의원들의 등원 거부가 예상, 의회 파행을 막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겠느냐고 변명한다. 다섯 번이나 시의원으로 뽑아준 지역민은 상관조차 않는 듯한 태도다. 이는 9개월, 6개월씩 나눠 의장자리에 앉아보겠다는 최갑현·한대식 의원 역시 마찬가지며, 지방의원의 본분을 깨닫지 못한 채 소신 없이 패거리로 행동하는 나머지 의원들도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하긴 미국 정치학자 라스웰은 ‘정치적 인간’(homo politicus)이란 개념으로 정치인의 기만성을 신랄하게 비판한 적 있다. 정치인은 △권력 획득에 주력하고, 다른 가치들은 수단으로 추구한다 △만족할 줄 모르는 권력욕을 갖고 있다 △공동체나 타인이 아닌 자신만을 위해 권력을 추구한다 등으로 정의했다. 가식적인 정치인의 태생과 본능을 꿰뚫어 본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政治)는 정치(正治)이지, 정치(征治)나 정치(情治)가 아니라고 호소하고 싶다. 정치는 상대를 굴복시키겠다는 만용도, 조폭조차 비웃을 의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민주주의는 불신의 제도화를 기반으로 한다’는 명제가 있다. 정치인을 무조건 믿고 권력을 맡길 것이 아니라 항상 권력을 남용·악용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정치인의 속성을 염두에 두고 권력을 균형 있게 나눠 서로 견제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한다. 그렇지 않고 이상주의적 관점으로만 바라보다가 정치인의 거짓말에 체념하고 외면한다면, 그들의 거짓말을 더욱 부채질하는 역설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따라서 정치인의 거짓 개연성을 항상 경계하고, 감시하며 참여하는 적극적 민주시민의 자세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참여는 ‘바른 투표’다.

    정오복 (부국장대우 사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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