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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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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재조명된 일제강점기 新여성 최영숙 일대기

마산 출신 강동수 작가, 소설 ‘검은 땅에 빛나는’ 펴내
당시 신문·잡지 등 바탕, 젊은 지식인 꿈·고뇌 되살려

  • 기사입력 : 2017-0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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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 출신 강동수(사진) 소설가가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한 장편소설 ‘검은 땅에 빛나는(도서출판 해성)’을 내놓았다.

    이 소설은 90여 년 전 나라를 빼앗긴 시대에 조국의 독립과 민중의 해방을 위해 분투하던 젊은 여성 선각자 최영숙의 삶의 궤적을 ‘검은 땅에 빛나는’, ‘스웨덴의 조선 여인’, ‘운명의 저울’ 등 3부로 나눠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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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 서전서 대학을 졸업했느니 어쩌니 나대지만 저런 여자를 얻다 써먹나? 공부 좀 했답시고 되바라져선 시키는 일에 콩이야, 팥이야 토를 달고 대들면 귀찮기나 하지.” 되돌아서서 따지고 들까 하다가 나는 못 들은 척 돌아섰다. 그렇게 한들 그의 편견을 확신으로 바꾸어 줄 뿐이었다. -소설 ‘검은 땅에 빛나는’ 중 일부-

    1932년 4월 24일 동아일보엔 ‘최영숙, 지난 23일 별세’라는 부고기사가 실렸는데, 그녀는 서대문 밖에서 콩나물을 팔던 27살 여인이었다. 최영숙은 유관순의 이화학당 1년 후배이며 도산 안창호 선생이 조직한 흥사단 일원으로 힘없는 조국의 여성 노동운동을 위해 동양인 최초로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여성 경제학도였다. 5개 국어를 구사하는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던 그녀는 귀국 후 내 나라를 위해 힘쓰고자 했으나 가부장적 인습과 총독부의 방해로 어디에도 취업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는 생계를 위해 콩나물 장수로 변신한다. 조선 최초의 소비자 조합을 만드는 한편 야학 독본을 만들던 그녀는 영양실조와 임신 중독증으로 귀국한 지 5개월 만인 스물일곱에 생을 마감한다.

    작가는 격랑의 시대에 입체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살다 간 그녀의 발자취를 당시 신문, 잡지, 편지 등 자료를 바탕으로 소설화하며, 식민지 조선의 젊은 지식인들의 꿈과 고뇌, 좌절을 명징한 언어로 되살리고 있다. 작가는 “우연한 계기로 한 신여성의 행적을 알게 된 이후, 짧지만 불꽃 같았던 그녀의 삶을 소설로 옮겨 볼 마음을 먹게 됐다”며 “그녀의 짧은 삶은 도전과 자유, 그리고 민중에 대한 헌신에의 의지로 충일하다”고 집필 소감을 밝혔다.

    1961년 마산 출생으로 199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한 작가는 소설집 ‘몽유시인을 위한 변명’, ‘금발의 제니’, 장편소설 ‘제국익문사 1, 2’ 등을 냈으며, 제5회 교산허균문학상, 제18회 오영수문학상, 제29회 요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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