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거부의 길] (1033)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23

“갤러리도 구경하고 좋지요”

  • 기사입력 : 2017-02-21 07:00:00
  •   
  • 메인이미지


    서경숙은 미소를 짓고 주옥희를 응시했다.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면서 저녁을 짓는 주부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신도 한때 그러한 시절이 있었다.

    “그럼 하세요. 꽃집은 서민들이 하는 거라 청렴한 이미지에 맞아요. 남편에게 오히려 도움이 될 거예요.”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처세를 잘해야 했다. 서경숙은 주옥희가 남편 때문에 신경을 바짝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말 그럴 거 같네요.”

    주옥희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래서 사람을 만나야 한다니까. 오늘 저녁은 사모님이 쏘세요.”

    이유정이 바람을 잡았다.

    “알았어요. 그런데 검사장님이 퇴근하면 집에서 식사를 하실 텐데….”

    “검사장님한테 외식하자고 그래요.”

    이유정이 재촉을 하자 주옥희가 마지못한 듯 밖에 나가서 전화를 걸었다. 서경숙은 그동안 민사모를 조직하는 문제를 이유정과 이야기했다. 이유정은 자금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서경숙은 회원들 후원금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을 방지해야 했다

    “검사장님이 갤러리로 오기로 했어요.”

    주옥희가 환하게 웃으면서 돌아왔다.

    “잘했어요. 갤러리도 구경하고 좋지요.”

    이유정이 유쾌하게 웃었다. 그녀들이 차를 마실 때 이준석이 왔다. 이준석은 큐레이터 심은지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많이 준비했어?”

    이준석을 갤러리 대표실로 들어오게 하여 상의를 했다.

    “예. 사이트를 오픈하고 회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조직은 어느 정도 했어?”

    “7, 8명이 핵심 멤버입니다.”

    “밤에 내가 갈게. 9시쯤 될 거야. 오늘은 이유정이라는 여자한테 인사 해.”

    서경숙은 이유정을 불러 이준석에게 인사시켰다.

    “민사모 회장? 어머, 우리 청년동지네.”

    이유정이 호들갑을 떨면서 악수를 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준석이 이유정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뭐 필요한 거 있어요?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요. 뭐든지 도와줄 테니까….”

    “후보님 사진과 소식이 필요합니다.”

    “그럼 우리 캠프 홍보 담당자를 만나게 해줄게요.”

    이유정은 민사모의 활동에 대해서 한참동안 지침을 내려주었다.

    이준석이 돌아가고 30분밖에 되지 않았을 때 검사장 김병준이 도착했다.

    김병준은 눈매가 날카롭고 키가 작았다. 수인사를 나누고 그는 천천히 갤러리를 둘러보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