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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없는 삼성, 전문경영인 집단경영 '비상체제' 전환

  • 기사입력 : 2017-02-17 07:3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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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100여개국에 50만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고 연간 매출 300조 원이 넘는 글로벌 거대 그룹 삼성이 초유의 '총수 유고' 사태를 맞았다.

    법원은 17일 박영수 특검팀이 재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삼성과 재계가 그토록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1938년 창업 이후 3대째 이어오고 있는 삼성의 총수 중 수사기관에 구속되는 첫 총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삼성은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3년째 와병 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의 유고 사태가 심각한 경영 공백을 불러올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8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한 미국의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 사례와 같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이나 천문학적인 손실이 따르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 결정 등은 이 부회장이 빠진 삼성 수뇌부에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공식화한 지주회사 전환 검토 작업도 탄력을 잃게 됐다. 애초 6개월 이내에 로드맵을 그린다는 계획이었으나 총수의 부재로 오는 5월 전에 밑그림이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의 유고 사태 속에서 삼성은 비상경영체제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당분간 미래전략실과 계열사 사장단 중심으로 경영을 꾸려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국회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해체를 약속했지만, 총수 유고 사태로 인해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역시 불구속 기소될 가능성이 커서 재판 준비와 출석 때문에 예전과 같은 사령탑 역할을 담당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계열사 현안은 각사 전문경영인이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가되, 굵직한 사안의 경우 관련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간 협의 등을 통해 풀어가고, 그룹 전반에 걸친 현안은 CEO 집단협의체 운영을 통해 논의해나가는 방식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08년에도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이 당시 조준웅 특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미래전략실의 전신인 전략기획실도 해체됐다.

    삼성은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때까지 전문경영인 집단협의체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어 갔으나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태양광, LED 등 몇몇 사업이 경쟁업체들에 따라 잡히는 결과를 감내해야 했다.

    삼성 관계자는 "전문경영인들이 회사를 꾸려가겠지만, 삼성의 미래를 결정할 큰 결단은 미뤄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 부회장이 조속히 경영일선으로 복귀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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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17일 새벽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이 부회장을 기다리던 삼성그룹 직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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