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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35) 벵(베이), 내삐리다

  • 기사입력 : 2017-02-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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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정부가 빈 병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빈 병 보증금을 지난 1월부터 소주병은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올렸잖아. 그런데 소비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에 불편이 많다더라.

    ▲경남 : 빈 벵도 올해 생산돼 팔린 거만 오른 금액으로 받을 수 있고, 30벵 이상은 구매 증명 영수증이 필요하다 카더라꼬. 여어다가(여기에다가) 임석점(음식점)들은 출고가와 빈 벵 보증금이 오른 거를 빌미로 술값을 올린 곳도 있다 카더라. 손님들이 임석점서 술 마신 후 빈 벵 보증금을 돌려받거나 빈 벵을 가(갖고) 가는 모양이지. 얼척없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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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편의점도 빈 병 보증금 인상 폭보다 가격을 더 많이 받아 말이 많더라. 편의점도 좁은 점포에 빈 병을 둬야 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더라고. 소비자들도 보증금 돌려받기가 불편하고, 편의점도 귀찮아하는데 보증금을 꼭 올려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리고 ‘벵’은 ‘병’을 말하는 거지.

    ▲경남 : 하모(하머). ‘벵’은 ‘병’을 말하는 기다. ‘베이, 빙, 비이’라 카기도 한다. 빈 벵 보증금이 오르면서 소비자만 이중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 아이가.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긴가. 보증금 받기가 에럽다(어렵다)꼬 빈 베이를 아무데나 내삐릴 수도 없고.

    △서울 : 경기가 침체돼 있는데 보증금 때문에 술값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 우려도 있잖아. 서민들 살림살이에 주름살이 더 늘겠다. 보증금을 올리지 않고도 빈 병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부가 효율적인 회수 방안 등을 마련하지 않고 금액 인상 등 쉬운 방법만 생각하는 거 같아. 그런데 ‘내삐리다’는 무슨 말이야?

    ▲경남 : ‘내삐리다’는 ‘씨(쓰)지 않는 물건이나 몬 씨는 거를 버리다’ 카는 뜻의 ‘내버리다’의 경남말이다. 니나 내나 술 마신다꼬 돈 마이 갖다 내삐맀다 아이가. ㅎㅎ 정부가 보증금 인상을 취소하고 빈 베이를 제대로 수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안 되겄나.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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