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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4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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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의령 사랑의 집 핸드벨 연주단 ‘소리샘 벨콰이어’ 백강희 씨

지적장애인 꿈에 ‘음악의 날개’ 달아주는 지휘자
음악 문외한이었던 사회복지사
우연히 천상의 소리 핸드벨에 매료

  • 기사입력 : 2017-0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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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핸드벨 소리는 맑고 아름다우며, 천상의 소리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은은하고도 청명한 벨소리가 특징이다.

    의령군 지정면의 복지시설 ‘사랑의 집’의 ‘소리샘 벨콰이어 핸드벨 연주단’이 핸드벨로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선사하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리샘 벨콰이어’는 구성원 10명 모두가 여성 지적장애인이다. 지적장애 등급은 1급부터 3급까지로 구분하는데 1급은 2~3세 어린이의 지적 수준이다. 3급은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수준에 그친다.

    당연히 악보는 볼 줄 모른다. 말귀도 어둡다.

    핸드벨은 서로 협력해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내는 대표적 악기여서 이들의 공연이 얼마나 피땀 어린 연습과 인고의 세월을 담보로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만 안다.

    아마도 이들이 비장애인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맑고 순수한 영혼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들이 대단하고 이들의 공연이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천상의 소리를 하나로 모아 영혼을 울리는 화음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지휘자는 또 얼마나 대단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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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 사랑의 집 핸드벨 연주단인 ‘소리샘 벨콰이어’ 지휘자 백강희씨가 특수악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수악보를 만드는 데 길게는 한 달이 넘게 걸린다.

    ◆ 음악으로 지적장애인들에 꿈을 심다 = 지적장애인 연주단 소리샘 벨콰이어의 지휘자 백강희씨(38). 그는 이곳에 11년째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이다.

    사랑의집 가족들과 함께하면서 장애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핸드벨을 접하게 됐다.

    사랑의집에 들어온 한 사람이 이전에 있던 시설에서 핸드벨을 연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은 자료를 찾아보며 점차 천상의 소리에 매료돼 갔다. 지적장애인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음악이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출발부터가 난관이었다.무엇보다 자신이 음악에 문외한이었고, 핸드벨을 배우거나 선뜻 지도 방법을 이야기해주는 곳도 찾기 어려웠다. 방법은 자신이 무작정 낯선 세계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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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강희씨가 의령 ‘사랑의 집’ 김일주 원장에게 핸드벨을 보여주고 있다.

    ◆ 사회복지사에서 초보 지휘자로 = 먼저 피아노학원 문을 두드렸다. 초보적인 이론을 공부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음악적 감각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보편화되지 않은 핸드벨을 지도하기 위한 준비는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다.

    도내에서는 핸드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고, 핸드벨 연주단도 찾아보기 힘들어 서울로 눈을 돌려 강습회를 다니며 핸드벨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다양한 기법들을 익혀 지도에 들어갔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은 2010년 6월, 드디어 의령 ‘사랑의 집 소리샘 벨콰이어’를 창단했다.

    “제대로 된 곡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특수 악보가 필요했습니다. 동영상, 사진 자료를 찾아서 악보 보면대를 제작하고 전지에 색깔별 스티커를 붙여서 악보를 만들었어요. 악보를 만드는 데 길게는 한 달이 넘는 기간을 거쳐 악기에 악보와 같은 색깔의 스티커를 붙여서 단원들이 이를 보고 연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휘도 여느 지휘자처럼 무대 가운데 서서 지휘봉을 잡고 우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 내 바쁘면서도 복잡하다.

    왼손으로는 악보대를 돌리고, 오른손은 지휘봉을 잡고 색깔이 칠해진 음표를 가리키며 연주단들에게 일일이 지휘를 한다.

    단원들의 연습시간은 하루 최장 2시간이다.

    아무리 시일이 촉박해도, 곡의 완성도가 낮아도 더 이상의 연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 때문에 무리다.

    그래서 백 지휘자와 단원들은 사랑으로 교감하며 한마디, 한마디씩 연습을 한다.

    짧게는 두 달, 길게는 서너 달씩 무한 반복 연습을 통해 마침내 연주가 가능한 8곡을 완성해내는 기적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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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샘 벨콰이어’ 연주단이 2013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서 공연하고 있다.

    ◆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폐막식 오프닝 무대에 서다 = 드디어 이들은 세상 밖으로 나아갔다. 2011년 8월 아시아 지적장애인대회 참가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연을 가지며 실력을 다져 나갔다.

    2013년 2월 5일 저녁 7시 강원도 평창군 용평돔.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폐막식 오프닝 공연에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도레미송’이 핸드벨 연주로 울려 퍼지자 자리를 함께한 5000여명의 세계 각국 선수들과 임원, 초청 인사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방송을 통해 두 차례나 중계된 이날 공연에는 엑소, 원더걸스, 에프엑스 등 아이돌 스타와 국민 요정 김연아도 출연했으나 소리샘 벨콰이어의 인기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입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단원들이나 시설 종사자들이 당시의 감동적인 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화제로 삼곤 하지요. 다른 공연으로는,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을 앞두고 후원의 밤이 열렸던 2012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의 연주도 마찬가지로 감동의 무대였고요. 또 창원 3·15아트센터서 열린 2016년 소리샘벨콰이어 정기연주회도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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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시설에 재능기부, 국제무대 서는 게 꿈 = 소리샘벨콰이어의 최종 목표는 원대하고 희망적이다.

    사랑의 집을 총괄하고, 이들을 뒤에서 따뜻하게 보살피고 있는 김일주(48) 원장은 “세계인과 교류할 수 있는 국제무대에서의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핸드벨이 보편화돼 있는 가까운 일본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아티스트들이 참가하는 프랑스 아비뇽축제에서 소리샘벨콰이어만의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장애인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해 주는 사업이 다양하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원들이 소리샘벨콰이어로서 더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 지원 사업에 공모해 요양원과 장애인 시설 등 공연장에서의 관람이 힘든 소외 계층들을 직접 찾아가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김 원장은 재능기부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리샘벨콰이어의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 백강희 지휘자와 항상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단원들이 숨겨진 끼를 더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소리샘벨콰이어는 이제 걸음마 단계를 뛰어넘어 매년 20여 차례의 외부 초청공연에 초대받는 명문 연주단이 됐다.

    핸드벨은 그들에게 잠재됐던 음악성을 끌어올리고 자존감을 회복해 사회와 소통하는 길이 되어줬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장애인으로 도움을 받아 오던 자신들이 이제는 재능기부를 통해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다독이며 음악을 들려줄 수 있음에 기뻐하며 힘든 연습도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 날개 없는 천사들이 천상을 훨훨 날 수 있도록 음악의 날개를 달아준 지휘자 백강희씨도 그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글·사진 =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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