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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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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무죄’ 고개 든 잠룡

홍준표 지사, 대권후보 급부상
무죄 선고로 ‘성완종 족쇄’ 풀려
“대란대치로 위기극복” 출마 시사

  • 기사입력 : 2017-02-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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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받았던 홍준표 지사가 16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대선출마를 시사함에 따라 조기대선 정국에서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보수진영의 대권후보로 부상할지 주목받고 있다.

    홍 지사는 이번 항소심 판결로 그간 발목을 잡아온 족쇄를 풀게 되면서 앞으로 경남도정을 운영하는 데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된 것은 물론 다가오는 대선에서 강력한 보수진영 후보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홍 지사는 지난해 9월 1심 선고 직후 “재판으로 정치 일정이 다소 엉켰다”고 말한 적이 있다. 조용히 준비하던 대권 가도에 차질이 생겼다는 뜻으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앞으로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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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도지사가 16일 오전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김진호 기자/

    보수진영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뚜렷한 대권후보가 없는 상태에서 군소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5% 내외의 여론조사 지지율로 상승추세에 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데다, ‘최순실 게이트’로 초래된 국가 위기 상황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는 임무가 있기 때문에 대권 출마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층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은 홍 지사를 주목하고 있다. 홍 지사는 지난해 초 이미 ‘대권 도전’ 선언성 발언을 했고, 최근에는 “두 가지 올무(주민소환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서 벗어난다면…”이라고 여운을 두면서 심심찮게 대망론을 흘려 왔다.

    특히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마자 “대란대치(大亂大治)의 지혜를 발휘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절망과 무력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대권출마를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홍 지사는 또 지역적으로 고향은 창녕이고 중고교를 대구에서 다녀 영남권 유권자들에게 보수 후보로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그래서 항소심 판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1~2%대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이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지난 13∼15일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32.7%로 1위를 굳건히 지켰고, 같은 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19.3%로 2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6.5%로 3위를 차지했다. 항소심 판결 전 조사이지만 홍 지사는 1.3%로 범여권 주자 중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3.9%)보다는 낮았지만,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지사(1.3%)와는 같았다.

    또 리얼미터가 지난 8∼9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홍 지사는 자유한국당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27.4%)에 이어 2위(8%)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도지사 3선 카드도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야권에 대한 압도적 지지와 여권 후보의 난립 속에서 대권출마 선언을 한들 큰 주목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게 그 배경이다. 즉 보수진영의 러브콜에 응했다가 자칫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지난 연말 홍 지사는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 “지사직 두 번 한 걸로 만족한다”고 말하면서도 3선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그거야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이라며 3선 도전을 부인하지 않았다. 따라서 당분간 정국 추이를 보면서 추대 형식으로 대권후보에 이름을 올리거나, 여의치 않으면 도지사 3선 도전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이종구·이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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