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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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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030)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20

“어떤 기획전이 좋을까?”

  • 기사입력 : 2017-0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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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숙은 이유정이 민병삼의 오른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검사장 사모님하고 식사나 할까 했는데….”

    “저녁에 하시죠.”

    “그래요. 내가 검사장 사모님한테 전화해 보고 연락할게요.”

    서경숙은 통화를 끝내고 차에서 내렸다. 이유정이 검사장이라고 했지만 어느 지검인지 알 수 없었다. 직원들은 이미 출근해 있었다. 서경숙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신문을 보았다. 신문 몇 곳에 갤러리 오픈이 기사로 나와 있었다.

    신문을 본 뒤에 이준석을 불러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갤러리에 얼굴을 비치고 민사모 일을 하라고 했다.

    “뭐라고 그러고 민사모 사무실로 가요?”

    “외근한다고 그래.”

    이준석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서경숙은 직원들에게 이준석이 관장 개인 일을 한다고 이야기했다.

    “관장님, 아무래도 기획전을 한 번 해야겠어요.”

    큐레이터인 심은지가 관장실에 들어와서 말했다.

    “그래요? 어떤 기획전이 좋을까?”

    서경숙은 심은지를 쳐다보았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석사 학위까지 갖고 있는 심은지는 단정하게 투피스를 입고 있었다.

    “신춘기획전 어때요? 이제 봄도 멀지 않았잖아요?”

    “좋은 아이디어네. 추진해 봐요.”

    서경숙은 심은지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때 이유정에게서 전화가 왔다.

    “검사장 사모님이 갤러리를 구경하고 싶대요. 오후 3시경에는 시간이 괜찮아요?”

    “예. 괜찮아요. 그런데 어디 지검이죠?”

    “인천지검이에요.”

    “네. 알았어요.”

    서경숙은 전화를 끊고 심은지에게 이동성과 검사장 부인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얘기해 주었다. 심은지는 약간 놀란 표정이었으나 당황해하지는 않았다. 갤러리에는 중년 신사 한 사람과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 두 사람이 그림을 둘러보고 있었다.

    입구에는 이준석과 여직원인 이지영이 있었다. 레스토랑 쪽에는 주방장과 서빙을 하는 아가씨들이 나와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도 몇 되었다.

    ‘첫날이니까 사람이 없어도 돼.’

    갤러리는 전시도 중요하지만 화가들의 그림을 팔아주는 일도 중요했다. 갤러리와 레스토랑은 연결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레스토랑은 저녁에 술도 팔게 되어 있었다. 레스토랑 경영은 한영숙에게 맡겼다.

    “갤러리가 정말 고급스럽네.”

    정수련과 민 언니도 구경을 와서 호들갑을 떨었다.

    “이 그림은 얼마짜리야?”

    민 언니가 진경산수화를 보면서 물었다. 진경산수화는 일제강점기 때 유명한 화가 신윤영이 그린 것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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