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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끝없는 인간의 욕심-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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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한 번쯤은 들어본 말일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에서도 비슷한 대사가 나왔고, 한때 설현과 사귄 지코가 속했던 블락비라는 그룹이 발표한 ‘잭팟’이라는 노래에서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라는 구절이 있다. 왜 이런 얘기를 꺼냈는가 하면 이 표현이 딱 들어맞는 일이 최근 우리 주변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바로 곰보다 웅담 성분이 많은 뉴트리아 얘기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경상대학교 연구진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뉴트리아 담즙에 웅담의 주성분인 UDCA(Ursodeoxycholic acid, 우루소데옥시콜산)가 곰보다 더 많이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뉴트리아의 담즙 속 UDCA 비율은 43.8%로 아메리칸 흑곰 38.8%, 불곰 18.6%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UDCA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피로회복제 ‘우루사’의 주성분이다. 간 때문이야~ 라는 중독성 있는 노래 기억하실 것이다.

    ▼아무튼 이 기사가 나간 이후로 폭발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건강에 좋다니 곧 멸종위기종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많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애당초 뉴트리아가 국내에 들어오고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돼 한 마리 잡으면 2만원의 보상금을 주게 된 것 역시 인간의 욕심에 기인한다. 본래 남아메리카에 서식했던 뉴트리아는 1980년대 모피를 얻기 위해 들여 왔으나 채산성이 없어지면서 방사된 후 왕성한 번식력과 식성 때문에 생태계 파괴범으로 몰렸다.

    ▼비단 뉴트리아뿐인가. 천적인 뱀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크고 번식력도 왕성한 황소개구리는 70년대 식용으로 들여왔고, 큰입배스와 블루길 등 어종도 국내에 살지 않았지만 식용으로 인간의 돈벌이를 위해 들여온 생물이다. 그러나 돈이 되지 않자 버려졌고, 자연으로 나온 후 천적도 없는 국내 생태계 최강 포식자로 돌변했다. 그걸 잡으려고 또 돈을 들이고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니 정말이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꼴이지 않은가.

    차상호 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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