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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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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린다” … 꽃다발 사라진 졸업식

시즌특수 실종 꽃가게 울상
불황에 미취업자 늘어 졸업 불참
6년째 같은 가격에도 안 팔려

  • 기사입력 : 2017-02-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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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업시즌에다 밸런타인데이가 겹친 이번주에도 꽃이 팔리지 않아 도내 꽃집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13일 오전 11시 45분께 창원여자중학교 앞 인도에는 10개 업체들이 노점을 펼쳐놓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10시 30분 졸업식 시작이라 대부분 판매가 끝난 상황이었지만 판매대에는 팔지 못한 꽃다발이 가득했다. 12시가 다 돼 졸업식이 끝나고 학생들이 나오자 그제서야 상인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좌판을 접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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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전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창원여자중학교 교문 앞에 졸업식이 끝나도록 팔리지 않은 꽃다발이 진열돼 있다.

    창원역 앞에서 꽃집을 11년째 해오고 있다는 정윤승(54·가명)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씨는 “졸업 꽃다발이 기본 1만5000원이었던 게 6년 전인데 그 사이 꽃값도, 부자재값도 엄청 올랐지만 인근 부산이나 대구만큼 가격을 올리지도 못한다”며 “여전히 1만원대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 가격대를 맞추느라 크기를 줄이고 비누꽃이나 드라이 플라워도 들여 싸게 내다놔도 팔리지가 않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졸업식이 17일에 거의 몰려있어 비누꽃이나 드라이플라워는 보관이 가능하지만 생화들을 제때 못 팔면 그대로 손해다”고 덧붙였다.

    지역 판매자들은 대구, 부산, 울산에서도 창원 졸업식에까지 원정 판매를 오면서 지역 상권을 침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 상인은 “꽃집을 하지 않고 이 시즌에만 나와 파는 사람들도 집에서 다발을 만들어 판다. 경기가 어려우니 더 늘어나는데, 이런 분들은 규모가 작으니 괜찮지만, 전국을 돌아다니며 이 시기에만 꽃 노점을 하는 사람들까지 몰려와 한 학교에 거대 부스를 곳곳에 설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내 상인끼리 매년 표시해놓고 서로 존중해 지켜준 자리도 이들이 새벽에 와 ‘자리를 맡았다’며 빼앗는 등 횡포를 부린다. 우리는 계속 시내에서 꽃을 팔아야 해 상태가 좋은 꽃만을 팔지만 이런 곳은 꽃 상태도 좋지 못한 걸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싸게 팔고 떠나니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도매상에서도 판매부진이 확연하다. 평소 졸업특수에는 꽃이 빨리 나가지만 부경화훼공판장 중매인으로 도매상을 하고 있는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새창원꽃도매에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생화들이 남아 있었다. 김태언(46) 사장은 “꽃집들은 2월에 졸업으로 장사하는데 지난해만 해도 꽃이 너무 빨리 소진돼, 중간에 공판장에 연락을 취해 미리 들어온 꽃이 있으면 가서 먼저 들고 온 적도 몇 번이나 있었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졸업식은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이니 부모들이 덜 줄여서 김영란법으로 타격받은 것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고 말했다.

    도내 화원들은 김영란법의 후폭풍이 화훼농가와 화원에 거세게 몰아닥친 이후 경기불황과 학생수 감소로 졸업시즌까지 힘들어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화원협회 경남지회 박종석(52) 지회장은 “국화는 70~80%를 김해 대동지역과 창원 대산에서 조달할 정도로 화훼농가도 많았는데 김영란법의 여파로 화훼농가가 30% 이상 줄고, 소매꽃집도 축화, 근조가 절반 이상 뚝 끊겨 많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불황에, 취업도 잘 안돼 졸업식에 학생들이 참여도 안하니 수요가 줄어 이번주 중에 있을 대학 졸업도 판매 호조를 기대하기 어렵다. 초중학생 수도 감소해 졸업 시즌이라는 것도 사라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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