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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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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포켓몬 고- 김재익 논설실장

  • 기사입력 : 2017-0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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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치기반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지난달 24일 국내에 출시된 후 20일이 지났다. 출시되자마자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단숨에 상위권에 오르는 등 가히 ‘열풍’이다. 사냥감인 ‘포켓몬’이 많이 출몰하는 곳은 ‘포켓몬 성지’로 불린다. 아이템 공급소인 ‘포켓스탑’에 사람이 모여들고, 포켓몬을 찾아다니는 모습은 지난해 먼저 출시된 해외에서의 ‘포켓몬 좀비’ 현상과 유사한 풍경이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신풍속도라 할 만하다.

    ▼포켓몬 고는 짧은 출시 기간에 비해 다양한 사회현상을 낳고 있다. 레벨을 올리기 위해 위치확인시스템(GPS)을 조작하기도 한다. 도로에서 걸으면서 무단횡단이나 무단침입에다 운전 중 게임을 하다 교통사고도 일어난다. 긍정적인 활용도 없지 않다. 김해시는 현재 사용자 700만명을 돌파한 이 게임을 김해의 대표축제인 오는 4월의 제41회 가야문화축제 기간에 포켓몬 고 경연대회를 열 계획이다. 옛 가야를 기반으로 한 전통축제와 가장 현대적인 게임의 만남이다. 행정기관이 국민들의 열풍 현상에 과감히 따라나섰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유적지나 기념관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 조형물이 많은 문화재에 포켓스탑이 밀집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합천 해인사와 대장경테마파크를 비롯해 남해 충렬사·이순신호국길, 진주 촉석루, 김해 가야의 거리·수로왕릉 등이 인기 게임 장소이다.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의 여러 기념관도 마찬가지다. 기념관이나 문화재를 찾아가도 게임이 우선이다. 유적에 대해 공부할 기회를 가지면 더 좋겠지만 이런 계기로 찾아주는 것만도 긍정적이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는 속담이 있다. 소설가 김주영은 장편소설 ‘객주’에서 ‘엎어진 김에 쉬어가고, 활 당긴 김에 콧물 씻더라고 유기장수도 외쳐댔다’는 표현으로 조선시대 시장 모습을 적고 있다. 포켓몬 고 게임자들은 평소에는 크게 방문할 일이 없던 유적지나 기념관을 포켓몬 고로 인해 찾아가고 있다. ‘게임 하는 김에 유적에 관심 가진다’로 속담을 바꿔본다.

    김재익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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