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거부의 길] (1026) 제18화 푸른 기와지붕 사람들 16

“갤러리가 아주 좋아요”

  • 기사입력 : 2017-02-10 07:00:00
  •   
  • 메인이미지


    서경숙이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오빠 서인석이 왔다.

    “오빠, 어떻게 시간을 냈어요?”

    서경숙은 서인석을 반갑게 맞이했다.

    “서경숙이 전성시대냐? 이거 너무 화려한 거 아니야?”

    서인석은 전시실을 둘러보면서 마땅치 않은 표정이었다.

    “오빠, 왜 그래?”

    “너무 갑작스러운 것 같아.”

    “무슨 소리야?”

    “이렇게 큰돈이 어디서 났어? 수상한 짓 하고 돌아다니는 거 아니지?”

    “내가 무슨 수상한 짓을 해?”

    “법을 위반하면 안 된다? 이상한 짓 했다가는 혼날 줄 알아.”

    “그런 걱정하지 말고 술이나 한잔해.”

    서경숙은 서인석에게 칵테일 잔을 건네주었다. 서인석이 칵테일을 마시면서 전시실을 둘러보았다.

    “청와대 한번 구경하고 싶다고 그랬지?”

    서인석이 미안했는지 표정을 누그러트렸다.

    “응.”

    “이번 일요일에 와라. 내방객 코스하고 내가 일하는 곳을 구경시켜 줄 수 있어.”

    서인석이 서경숙의 어깨를 두드렸다.

    ‘오빠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 거지?’

    서경숙은 서인석이 30분 만에 돌아가자 약간 쓸쓸했다.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그가 달라져 있었다. 민병삼과 임준생이 전시실로 돌아왔다.

    “서 여사, 갤러리가 아주 좋아요.”

    임준생이 기분 좋은 표정으로 웃었다.

    “회장님 덕분이에요. 좋은 건물을 주시고….”

    “서 이사가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딸 수 있게 해준 데 대한 보상이에요. 부담 갖지 말아요.”

    임준생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회사로 돌아갔다. 서경숙은 현관까지 그를 배웅했다.

    갤러리 오픈 파티는 10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저녁에는 화가들을 초대하여 오픈 파티를 하고 술대접을 했다. 갤러리에서 가볍게 칵테일을 마신 뒤에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예술가들은 편하게 술을 마셔야 했다.

    화가들과 온갖 잡담을 나누면서도 서경숙은 자리를 빠져 나와 장대한에게 가고 싶었다. 화가들의 화제는 천경자의 미인도가 가짜냐 진짜냐 하는 위작 논쟁이었다. 그러나 날씨가 추워서 다행이었다. 화가들은 어느 정도 술에 취하자 더 추워지기 전에 돌아가야 한다고 하나둘씩 음식점을 빠져나갔다.

    서경숙은 그들을 모두 배웅한 뒤에야 장대한을 만날 수 있었다. 밤이 깊어지면서 날씨가 더욱 추워졌다.

    “날씨가 추운데 오느라고 고생했소.”

    장대한이 서경숙을 반겨주었다. 시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